[명의칼럼] 소홀한 혈압·혈당 관리, ‘만성 콩팥병’ 부른다

이지은 인천힘찬종합병원 신장내과 과장
입력일 2022-06-14 07:00 수정일 2022-06-14 07:00 발행일 2022-06-1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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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과장
이지은 인천힘찬종합병원 신장내과 과장

당뇨와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은 자칫 관리가 소홀할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다양한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다. 만성 콩팥병도 그 중 하나다.

만성 콩팥병이란 3개월 이상의 기간 동안 콩팥 기능이 떨어져 있거나 혈뇨 또는 단백뇨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경우를 말한다. 콩팥 기능은 사구체 여과율로 알 수 있는데, 90 이상이 정상 범위인 사구체 여과율이 60 이하로 감소할 경우 만성 콩팥병으로 진단한다.

사구체 여과율이 정상이더라도 혈뇨나 단백뇨가 나오면 만성 콩팥병에 해당된다. 만성 콩팥병이 생기면 신장의 크기도 작아지며 표면이 울퉁불퉁해지고 딱딱해지면서 기능이 점점 떨어진다. 진행 상태에 따라 1~5단계로 구분하는데 초기인 1~2단계에서는 대부분 증상이 없고 3단계에서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콩팥을 침묵의 장기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실제 만성 콩팥병이 있는 사람의 80~90%가 본인의 상태를 모르고 진료실을 찾는다. 따라서 위험군에 속하는 65세 이상,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는 경우라면 최소 1년에 한번씩은 정기 검진을 받는 게 좋다.

만성 콩팥병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당뇨병과 고혈압, 사구체 신염 등이 꼽힌다. 이 중 당뇨병이 전체 원인의 약 5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혈당이 높아지면 콩팥에 산화성 손상을 주기 때문이다. 혈액 속에 당이 많으면 신장 조직에 손상을 유발한다.

고혈압은 두 번째로 흔한 만성 콩팥병의 원인으로 사구체와 관련이 있다. 사구체는 혈관이 실타래처럼 엉켜서 동그란 축구공 모양을 하고 있는데, 혈압이 높으면 사구체에 손상을 줘 그로 인해 혈관이 두꺼워지고 사구체가 막히게 된다. 사구체 신염도 흔한 원인으로, 이는 면역반응에 의해 사구체에 염증이 생겨 정상적으로는 빠져나오지 말아야 할 적혈구와 단백질이 소변으로 나오는 질환이다.

만성 콩팥병에 의한 증상은 신장 기능이 25% 이하로 떨어진 4단계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대표적인 증상이 있다. 먼저 콩팥이 제대로 노폐물을 걸러주지 못해 몸에 수분과 염분이 쌓여 혈압이 높아지거나 몸이 계속 붓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몸에 독소가 쌓여 식욕이 떨어지거나 메스꺼움, 구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별로 무리하지 않았는데도 피곤을 느끼거나 밤에 소변을 자주 보고 싶은 야뇨 증상, 소변에 거품이 지속적으로 생기는 거품뇨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콩팥 기능이 떨어진 경우 혈관 건강과 몸속에 독소가 쌓이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연, 금주, 적절한 운동 등을 실천해야 한다. 수분을 너무 많이 섭취하거나 적게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도 있다.

이지은 인천힘찬종합병원 신장내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