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동 대기자의 자영업이야기] 트리플 버블, 자영업 덮치나

강창동 기자
입력일 2022-06-08 07:00 수정일 2022-06-08 07:00 발행일 2022-06-0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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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 박사

“2023년은 트리플 버블의 암흑이 지배할 것이다. 폭증하는 수요, 원자재 슈퍼사이클, 양적완화로 인한 과잉유동성 등 트리플 버블이 2000년대 들어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인플레이션을 가져올 것이다.(중략) 각국이 경쟁적으로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전 세계가 하루아침에 고금리 세상으로 뒤바뀔 것이다.”

지난해 2월 서점가에서 눈길을 모았던 경제분야 베스트셀러 서문에 나온 내용의 일부이다. 저자가 예견한 물가폭등과 고금리는 이미 현실화 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40년만에 보는 8%대 물가상승률로 인해 중앙은행격인 연준의 빅스텝(0.5%포인트 금리인상)이 예고됐다. 연준은 기준금리가 3%대에 도달할 때까지 빅스텝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고금리와 과잉유동성 환수는 부동산시장부터 강타할 전망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주택가격지표인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를 개발한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지난해 5월 경제전문채널인 CNBC에 출연해 주택 시장에 낀 거품을 경고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하자 30년 만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도 5.3%를 기록, 2009년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를 반영,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 GMO의 공동 설립자인 제레미 그랜섬은 경제전문지 포천과 인터뷰에서 “주택시장 심판의 날이 가까워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퍼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재빠른 금리인상과 유동성 환수, 그에 따른 부동산-주식-가상자산 시장의 거품붕괴 가능성은 미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더 심각하다. 지난해 2분기 이후 우리나라는 ‘가계부채 세계 1위국’으로 올라섰다. 최근 국내 언론이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 보고서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4.3%로 세계 36개 주요국중 가장 높았다.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가계부채가 GDP를 웃도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했다.

부채 문제의 초점을 자영업시장에 맞추면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규모는 887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4.2% 늘었다. 자영업 차주 253만여명의 1인당 대출규모는 평균 3억5000만원에 달해 임금근로자 빚(평균 9000여만원)의 4배에 육박했다. 이 중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이 69.3%에 이르러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 상환능력은 더욱 취약해질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2020년대 한국 자영업시장을 강타한 제1탄이었다면 언젠가 다가올 ‘버블붕괴’는 후속탄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게 현실화 되면 2001년 800만명에 육박하던 자영업자수가 2030년대에는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져 ‘자영업 반감기’가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악의 상황 전개에 대비한 정책이 차근차근 준비돼야 하는 시점이다.

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 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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