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 대출 늘린 인터넷은행, 부실채권 비중도 같이 올랐다

이지은 기자
입력일 2022-06-02 14:04 수정일 2022-06-02 14:10 발행일 2022-06-0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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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로고. (사진 제공=각 사)

인터넷뱅크 3사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에 공격적으로 뛰어들면서 1분기 부실채권 비율이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토스뱅크와 케이뱅크의 경우 올 초부터 개인사업자대출에 뛰어든 만큼 잠재 부실 가능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인다.

3일 각 사의 1분기 공시 자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고정이하여신은 49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21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64%고 연체율은 0.48%로 지난해보다 0.1%P, 0.07%P 올랐다.

카카오뱅크의 올 1분기 고정이하여신은 64억 90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억 9000만원이 증가했다.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0.26%로 지난해 3분기(0.21%)부터 계속해 상승했다. 연체율은 0.25%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연체율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올 1분기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은 각각 0.12%, 0.21%, 0.16%의 연체율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연체율은 0.19%를 나타났다.

4대 시중은행은 고정이하 여신비율에서도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0.20%, 0.36%를 나타냈으며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0.36%, 0.24%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을 나타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시중은행이 건전성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인터넷은행 3사 중 토스뱅크만이 연체율 (0.04%)과 고정이하 여신비율 (0.04%) 모두 시중 은행보다 양호한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터넷 은행들이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증가세를 띄었다는 전체 대출금 가운데 부실채권이 차지하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은행에서는 차주에게 빌려준 돈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5단계로 분류해 건전성을 관리하는데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은 고정이하여신으로 불린다.

올 1분기 인터넷 은행 3사의 부실채권 비율이 늘어난 것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각 인터넷 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 19.9%, 케이뱅크 20.2%%, 토스뱅크 31.4%다. 각 사는 지난해부터 중신용 대출을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 이자 환급 혜택을 제공하거나 전월세 대출을 제외한 고신용자 대출을 중단하는 등 중금리 대출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또한 자체 신용평가모형(CSS)를 개발해 금융정보 부족으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씬파일러들의 대출 승인율을 높였다. 이로 인해 목표치 달성에는 청신호가 켜졌으나 부실채권의 비율도 덩달아 늘어나는 결과가 생겼다.

더욱이 올해 3사가 중신용 대출 목표치 비율을 지난해보다 확대한 만큼 연체율과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토스뱅크는 올해 중신용 대출 목표치 비율을 42%로 제시했으며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25%를 목표로 내세웠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가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에 뛰어든 것도 연체율 증가 가능성에 우려를 더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신용보증중앙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최대 3000만원 한도의 개인사업자대출을 출시했다. 토스뱅크는 지난 2월 ‘사장님 대출’을 출시한 지 한 달 만에 대출 취급액 1160억원을 돌파했다. 사업자 대출의 경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상대적으로 취약차주가 많이 분포하고 있어 부실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은행 관계자들은 현재 수준에서도 포토폴리오 개선을 통해 충분히 건전성 관리가 가능하는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 3일 열린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에서 “시중은행 대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은 상황을 감안하면, 전반적으로 지금보다는 건전성이 조금 더 나빠질 수 있다”면서도 “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해서 관리가 어느 정도 되기 때문에 수익성은 증가하고 관련된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않는다”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