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인상· 미 FOMC 의사록 공개… 국내 증시 영향은?

안동이 기자
입력일 2022-05-26 12:22 수정일 2022-05-26 13:23 발행일 2022-05-2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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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5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되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마무리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물가상승 및 경기둔화 흐름이 크게 바뀌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며 하반기 역시 다소 부정적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연준은 5월 FOMC 의사록에서 견조한 고용에 기반해 향후 두어차례 회의에서 75bp가 아닌 50bp 금리인상을 재확인했다. 연준은 GDP 성장률이 2분기에 상승반전할 것이라고 자신했으며, 모든 연준위원들은 6월 1일부터 대차대조표를 축소시키는데 동의했다. 또한 향후 경제 전망이 매우 불확실하고, 물가 압력이 여전히 높아 인플레이션 고점 가능성을 판단하기에는 이른 시기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연준이 FOMC 의사록 공개를 통해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한 점이 한국증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26일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한 점은 한국 증시에 긍정적”이라며 “특히 한국 경제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 점을 감안하면 관련 이슈는 수출 대형주에 대한 투자심리에 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열린 5월 한은 금통위에서는 4월 금통위에 이어 또 한번 25bp 기준금리 인상이 결정됐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1.50%에서 1.75%가 됐다. 한은은 금리 인상과 함께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4.5%로 대폭 올렸다. 한은이 4%대 물가를 전망한 건 지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에서 2.7%로 낮췄다.

한은 금통위 결과 물가상승 및 경기둔화 흐름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당분간은 국내 경기 사이클이 위축 국면에서 머물며 통화정책 불확실성의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식시장 전망 역시 좋지 않다.

이날 KB증권 자산배분전략부는 “이번 금리 인상은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의 긴축으로 현재 국내증시는 미국 중심의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경기침체 우려의 영향력이 우세하다고 판단한다”며 “그럼에도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상향조정되면서 8~9% 수준에 이르는 점은 신용공여 감소폭 확대로 이어져 국내증시에 수급상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6월 FOMC까지는 통화정책 불확실성의 영향이 지속될 것”이라고 짚었다.

키움증권은 하반기에도 한국의 경기 사이클이 위축국면에서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기국면 전환을 위해서는 대외 수요 개선세, 통화 및 재정 정책 변화, 민간 레버리징을 통한 수요 회복 등이 필요한데 하반기에 관련 요건이 충족되기 어려워 하반기 후반으로 갈수록 금융환경은 긴축적이고 경기국면은 위축기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증시도 V자 회복과 같은 가파른 반등은 어려울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바닥권 인식에도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연준의 정책 선회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하반기 증시는 V자 회복보다는 완만한 반등 후 상고하저의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하반기 코스피 예상 밴드로는 2480~2930포인트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장기적으로 경기 방향이 기존 확장기조로 복귀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약세장에서 발생하는 일시적 반등 랠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장기 추세로 보면 우리의 위치는 경기확장국면의 후반부에 서 있고, 자산시장은 선제적으로 가격에 반영시킨 침체 국면에 있다”며 “지금의 시간선상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던 펀더멘탈 조건 등이 바뀌기 시작하는데, 6월~7월 사이에 주목해야 할 것은 경기둔화 신호와 정책 유연성, 침체된 투자심리 안정 등의 연결고리를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각종 악재에 포위당한 것 같은 주식시장은 경기둔화 신호에서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중장기 위험자산 투자비중 확대 신호라 볼 수는 없지만, 2분기 연속 이어지는 침체 환경에서 일시적 가격 복구가 시도되는 반등 상황인 만큼 2분기 거시지표 및 기업실적은 대단히 중요한 투자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안동이 기자 dyah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