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600 다시 무너져… 상반기에 주식·채권 모두 험난하다

안동이 기자
입력일 2022-05-19 16:51 수정일 2022-05-19 16:55 발행일 2022-05-2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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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상반기 글로벌 주식과 채권시장이 ‘인플레이션 → 금리인상 → 수요위축 → 경기침체’ 시나리오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되면서 모두 험난한 과정을 겪고 있다.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가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금융시장의 모습은 나아질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 상반기 글로벌 채권시장에서는 금리 급등에 채권가격이 급락했다. 지난달 기준 미국 국채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8% 가량 하락했다. 이에 전 세계 채권시장에서 일본에 이어 미국 국채를 두 번째로 많이 보유하고 있는 중국은 올 3월까지 넉 달 연속 미국 국채를 매도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33.64포인트(1.28%) 내린 2592.34로 마감됐다. 3거래일 만에 다시 지수 2600선을 밑돌았다. 뉴욕 증시 급락에 따른 영향으로 지지선 확인 작업이 다시 요구되는 상황이다. 코스닥은 7.77포인트(0.89%) 빠진 863.80으로 끝났다.

이날 시장 하향조정은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폭락장이 연출된 미 시장의 경계심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 지수 등 3대 주요 지수는 각각 3.57%, 4.04%, 4.73% 급락했다. 뉴욕증시 폭락은 월마트, 타깃 등 대형 유통기업들의 실적 악화 전망에 소비 위축 및 경기 둔화 신호가 재차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유통업체들의 실적 우려로 주식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며 “유통주에서 시작됐지만 향후 유통업체에 상품을 공급하는 제조업체들도 실적부진이 확인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실적 서프라이즈나 쇼크가 연속된다는 경향을 감안하면 실적 전망이 시작 단계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며 “경제지표에서도 경기둔화 신호가 확인되고 경기 우려가 실적 우려로 나타날 때까지 시장의 걱정은 주가에 반영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 연준은 우선적으로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인상 속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게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장현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돼도 또는 이를 잡기 위해 긴축을 강화해도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금융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이라며 “또 주식시장 부진을 채권이 만회해주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주식 및 채권가격의 동반하락 현상이 나타나며 분산투자의 효과도 누릴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주식과 채권의 동반 급락이 수개월 이상 지속된 사례는 없었다는 점에서 주권과 채권의 동행이 머지않아 마무리될 것으로 시장은 예측하고 있다.

장 연구원은 “충분히 하락한 주식과 채권의 가격뿐만 아니라 상관관계 측면에서도 중요한 변곡점에 도달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즉, 주식과 채권 중 어느 하나는 먼저 반등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최근 중국 실물지표와 미국 소비심리지수가 부진하고 미국 크레딧 스프레드도 확대되는 등 경기 둔화 우려는 미국 장기금리 상승을 점차 제한할 요인”이라며 “미국 채권시장은 연말까지 2.50% 정도의 기준금리 레벨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의 단기적 대응전략으로는 ‘매출 전망 모멘텀’에 기반한 업종 선별 등이 제시됐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의 밸류 부담은 다소 완화됐지만 그간 견고하던 기업이익 개선세가 주춤해 단기적으로 시장은 박스권 내에 머무를 전망”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차별적으로 강세를 보일 수 있는 업종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한데, 특히 매출 모멘텀이 뛰어난 상위 25% 업종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관련 업종으로는 에너지, 소재, 반도체, 운송, 미디어·엔터, 상업전문서비스 등을 제시했다.

안동이 기자 dyah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