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취임 첫날 증시 대외 악재로 '출렁'… 코스피 2600선 붕괴 ‘연중 최저’

안동이 기자
입력일 2022-05-10 15:50 수정일 2022-05-10 16:13 발행일 2022-05-1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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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0일 0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서 국군통수권 이양 및 북한 군사동향 등의 보고를 받으며 집무를 시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윤석열 정부가 공식출범했다. 새 정부가 양도소득세 폐지, 공매도 제도 개선 등을 국정과제로 삼으며 증시 활성화 의지를 보인 만큼 얼어붙은 주식시장에 긍정적 변화가 나타날 수 있을지 주목됐지만 취임 첫날 국내증시는 나스닥 급락 등 대외 악재 앞에서 다소 무기력했다. 전 세계적으로 촉발된 스태그플레이션 (고물가·저성장) 위기감과 전일 미 증시 폭락 여파에 투자심리가 얼어 붙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개장과 동시에 심리적 지지선인 2600선이 무너진 코스피는 장중 2553.01까지 빠지며 우려를 키웠다. 그러나 장 후반 개인의 매수세에 낙폭을 다소 축소하면서 전 거래일 대비 14.25포인트(0.55%) 내린 2596.56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수가 2600선 아래로 내려간 건 지난 2020년 11월 30일(2591.34) 이후 처음이다.

이날 장 초반 매도세를 보이던 개인은 장중 매수 우위로 전환하며 그나마 지수 추가 하락을 방어했다. 이날 개인은 홀로 2856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173억원, 66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장 초반 매수세를 보이다 장중 매도 우위로 전환했다.

업종별로는 통신업(1.46%), 음식료품(0.73%), 의료정밀(0.49%) 등이 상승했으며, 은행(-1.97%), 보험(-1.63%), 금융업(-1.52%) 등이 크게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70포인트(0.55%) 떨어진 856.1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848.08에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831.59까지 떨어지며 올해 1월 28일 기록했던 52주 최저점(835.55)을 경신하기도 했으나, 장 후반 들어 개인이 매수 우위로 전환하며 낙폭을 줄였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99억원, 522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은 홀로 757억원을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소프트웨어(-1.78%), 금융(-1.77%), 출판·매체복제(-1.59%) 등의 하락세가 두드러졌고 컴퓨터서비스(1.10%), 음식료·담배(0.79%), 반도체(0.76%) 등은 상승 마감했다.

이날 국내증시 폭락에는 전일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가 크게 하락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4.29% 폭락한 1623.25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53.67포인트(1.99%) 하락한 32245.7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132.10포인트(3.20%) 밀린 3991.24에 마감했는데, 종가 기준으로 지수가 4000선 아래로 떨어진 건 작년 3월 31일 이후 1년 2개월여 만이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전일 미 증시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심화되며 재차 급락했다”며 “연준의 긴축 경로와 경기 연착륙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진 만큼 매물 출회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주식시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관련주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전일 장중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던 NE능률은 0.98% 상승 마감했고, 전일 52주 신저가에 근접했던 노루홀딩스는 보합 마감했다. 서연(-2.29%)과 덕성(-1.49%)은 하락 마감했다. NE능률은 최대주주 윤호중 회장이 윤 대통령과 같은 파평 윤씨라는 이유로, 서연과 덕성은 사외이사 등이 윤 대통령과 동문이라는 이유로 시장에서 윤석열 관련주로 분류된다. 노루홀딩스는 윤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를 후원했던 사실이 알려지며 관련주로 꼽힌다.

그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정책 수혜를 누릴 것으로 기대됐던 업종 내에서도 등락이 갈렸다. 이날 원전 관련주로 분류되는 한신기계, 일진파워 등은 각각 1.99%, 1.71% 상승했으나, 우진(-4.32%), 보성파워텍(-2.23%) 등은 하락했다. 현대건설(-2.07%), 대우건설(-1.71%), GS건설(-1.49%) 등 또 다른 정책 수혜주 중 하나인 건설주는 대체로 하락 마감했다.

안동이 기자 dyah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