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 국면서 ‘은행株’ 다시 강세? 방어주 매력 부각

안동이 기자
입력일 2022-05-10 10:19 수정일 2022-05-10 13:37 발행일 2022-05-1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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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국내 증시에서 은행주가 다시 강세다. 전 세계적인 금리 상승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도 은행주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잇따르면서 방어주로서 은행주의 매력은 더욱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은행주는 1.1% 오르며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 (-1.9%)을 3.0%p 초과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다시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부각되며 기술주와 성장주가 급락한 것과 대비된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 은행주는 외국인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주 외국인들은 국내 은행주를 880억원 순매수했다.

향후 시중금리가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기준금리 또한 추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방어주로서의 은행주 매력은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본적으로는 은행주는 금리 상승시 순이자마진(NIM) 개선에 따라 이자이익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기술주·성장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 상승에 따른 우려가 상당히 적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금리상승 속도가 가파를 경우 차주들의 신용 위험이 커지면서 부실 증가에 따른 이익 훼손 우려가 커질 수 있지만, 아직은 절대금리 수준이 낮은데다 과거와 달리 은행들의 대출 포트폴리오가 많이 달라졌다”며 “대안 업종이 보이지 않는 현 상황에서는 은행주에 대한 상대적 수급 수혜가 지속될 수밖에 없고, 경기침체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발현되기 전까지 방어주로서의 매력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업종 이익증가세 지속 전망 또한 은행주에 대한 매력을 부각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은행주 8개사(BNK·우리·DGB·JB·KB·하나금융, 신한지주, 기업은행)의 연결순이익 합은 사상 최고치인 5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수준으로, NIM 상승에 의한 이자이익 증가가 1분기 실적개선을 이끌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와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강해지고 있는데, 1분기까지 금리변화를 보면 2분기 NIM 상승이 가시화하고 있고 3분기 추가 상승도 예상된다”며 “결국 NIM은 추가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수치로 표현하면 NIM은 작년 대비 10bp(1bp=0.01%p)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예대금리차나 신규대출금리에 대한 규제가 나올 여지는 있지만, 시장금리 상승에 의한 NIM 상승의 방향 자체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규제나 제도 변화로 영향을 주기에는 글로벌 금리상승이 워낙 가파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전반적으로 주주친화정책이 강화되고 있는 점 또한 은행주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최근 은행업종은 배당측면에서 배당성향 상승에 더해 분기배당 및 중간배당 정책의 정착이라는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주요 은행주 중에서는 신한지주를 시작으로 KB금융이 분기배당 정례화에 참여했다. 배당 외 자기주식 매입 소각이 병행되고 있는 점도 예전과 달라진 점이다. 최근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은 각각 1500억원의 자사주 소각을 진행 또는 예고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은행업 전반적으로 이렇게 주주환원이 강화되고 있는 이유는 작년까지 코로나19에 대한 대비 측면에서 최대 실적 달성에도 불구하고 배당에 제한이 있었고, 선제적 충당금 적립으로 정책금융 종료 이후에도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은행업 전체적으로 작년보다 이익이 10.6%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은행주 8개사의 연간 배당수익률은 6.1%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1분기 코로나19 관련 추가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하반기 충당금 환입 가능성도 더욱 커졌다. 정 연구원은 “현재 은행들이 3년째 관련 충당금을 적립하는 것은 실제로 부실이 증가했기 때문이 아니라 당국의 권고에 따르는 것”이라며 “부실채권 커버리지 적립율도 200%를 상회할 정도로 충분한 대비가 돼 있는데다 지난 2년 동안은 배당 제한 조치까지 있었기 때문에 올해 충당금 환입에 따른 이익 증가와 이에 따른 주주환원 강화에 대한 정당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안동이 기자 dyah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