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투자’ 리츠 수익 최고 28% ↑… 박스권 증시서 부동산 매력 커져

안동이 기자
입력일 2022-04-25 13:33 수정일 2022-05-03 16:10 발행일 2022-04-2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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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크라이나 사태 등 매크로 변수 불확실성이 커진 주식 시장에서 비교적 안전투자로 손꼽히는 국내 부동산투자신탁(리츠)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일부 상장 리츠는 공모가 대비 28%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안전하면서도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 유행하며 지난해 코스피 지수 상승률이 3.6%에 그치는 등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동안 지난해 국내 상장 리츠 18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7.1%를 기록하며 코스피 지수 상승률을 5배 가까이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변수에 물가 상승, 긴축 부담, 지정학적 리스크 등 악재가 겹친 올해 역시도 상장 리츠는 강세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 달 코람코더원리츠의 증시 입성으로 현재 국내 상장 리츠는 총 19개로 집계됐다. 이들 종목은 올해 들어 평균 8.4%의 주가수익률을 나타내며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8.4%)을 16.8%포인트 웃돌고 있다.

올해 3월 28일 코스피에 상장한 코람코더원리츠 주가는 전 거래일 종가 기준 공모가 대비 28%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해당 상품은 인플레이션 국면과 주식시장 조정 속에서도 연 6.2% 배당을 목표로 분기 배당제를 도입하면서 공모청약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달 2~3일 진행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은 451대 1의 경쟁률 기록, 증거금에는 약 6조6000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역대 상장 리츠 중 두 번째로 높은 경쟁률인 794.9대 1을 기록하며 총 54조3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모였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및 부동산 관련 증권 등에 투자하고 임대료나 매각 차익으로 얻은 이익을 정기적으로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다. 부동산을 주식처럼 만들어 한국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고 직접 투자보다 적은 자금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부동산투자회사법상 주가변동과 상관 없이 이익의 90%를 반드시 배당해야 하기 때문에 안정적 배당 성향을 지닌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평가된다.

증권가에서는 리츠 시장의 성장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지난 3년간 다양한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리츠들이 상장됐고, 증자와 자산 편입, 배당성장과 같은 이벤트들이 발생하면서 상장 리츠 시장의 질적·양적 성장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시총이 1조원에 가깝거나 이를 훌쩍 뛰어 넘는 우량 리츠들의 상장이 눈에 띈다. 2020년 상장한 제이알글로벌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와 작년 상장한 SK리츠의 전 거래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각각 약 9600억원, 1조5400억원, 1조800억원에 이른다.

상장돼 있던 기존 리츠들도 증자를 통한 자산 편입에 성공하며 대형화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12일 신한리츠운용은 1600억원 규모의 신한알파리츠의 3차 유상증자를 높은 경쟁률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신한알파리츠의 시가총액은 5600억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8~19일에는 코람코에너지리츠가 1182억원 규모의 첫 유상증자를 마쳤다. 해당 청약은 리츠 역대 최고 청약률인 143.5%를 기록하며 시장의 관심을 입증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코람코에너지리츠의 유상증자 성공 사례는 1조원 이상 자본시장에서 유상증자를 계획하는 타 리츠들에게도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외 미래에셋글로벌리츠도 미국 물류센터 추가 매입을 위해 4500억원대의 유상증자를 오는 6월 중 계획하고 있다고 이달 6일 밝혔다. 예정대로 유상증자가 진행되면 미래에셋글로벌리츠의 시총은 기존(1700~1800억원대) 보다 3배 이상 높은 6000억원대로 올라설 전망이다.

한편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연내 추가 3~4개의 리츠가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에는 오피스 리츠인 마스턴프리미어제1호, 인마크글로벌프라임(가칭), 하반기에는 복합형 리츠인 대신글로벌(가칭) 등이 상장을 준비 중이다.

장승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상장 리츠들의 자산 편입 및 운용 계획과 신규 기업공개(IPO) 예정 리츠 규모를 고려할 때 국내 상장 리츠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안동이 기자 dyah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