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호실적 바탕으로 주주환원정책 경쟁

박성민 기자
입력일 2022-04-24 10:06 수정일 2022-04-24 17:02 발행일 2022-04-2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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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금융지주
사진=각 사

금융지주들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분기배당·자사주 매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공개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주주 달래기’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 1분기 순이익은 총 5조2300여 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 가까이 증가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사들은 지난 22일 실적 발표에 앞서 이사회를 열고 분기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의결했다. 4대 금융지주의 22일 시가총액은 73조7307억원(종가기준)으로 전일 대비 1.8% 증가했다. 분기 배당을 진행한다고 공개한 국민은행은 2.7%, 신한은행이 1.9% 늘었고, 자사주 매각을 결정한 하나금융은 1.5% 증가했다. 우리금융의 경우 전일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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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는 이날 이사회에서 올해부터 분기 배당을 정례화하기로 의결했다. 올해 1분기 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500원, 총 1948억원 규모로 결정됐다. 지난 2월 약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단행한 데 이어진 결정이다.

이에 대해 서영호 KB금융지주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KB금융은 26%의 배당성향과 주식소각을 통한 3.4% 추가 성향을 보였다”며 “올해도 주주 가치가 최대치에 이르도록 환원 정책을 펴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기 배당 정례화 결정은 배당 가시성을 높이고 선진적 주주환원 시스템을 발전시키려는 이사회와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1~3분기에 걸쳐 매분기 주당 500원의 배당을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서 전무는 연말 배당에 대해 “여러 상황을 감안해 배당액을 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금 배당 지급도 중요하지만 주식을 매입해 소각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며 “또 증시에 상장된 회사 중 분기배당을 하지 않는 곳이 많은데, 포트폴리오 재간접 투자 부분에서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지주도 올해 1분기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400원으로 결정했다. 약 2133억원 규모로, 배당은 5월 초 지급될 예정이다.

이태경 신한금융 CFO는 컨퍼런스 콜에서 “현금배당 비중을 살펴보면 분기배당으로 60%, 결산배당으로 40%를 지급할 계획”이라며 “이번 1분기에 400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2분기, 3분기에도 400원씩 배당하고 결산배당 때 이를 제외하고 40%를 지급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부사장은 “자사주 매입까지도 총주주환원율에 포함되는 것인데, 최근 실시한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의 경우 주당으로 보면 300원 수준이 될 것”이라면서 “이를 다 합쳐 총주주환원율 30%를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 자자수 소각을 통해 주주환원 정책을 펼친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이날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의했다. 자사주 소각은 2005년 하나금융지주 설립 이후 처음이다.

아울러 내년 주주총회에서 분기배당을 위해 정관을 변경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이후승 하나금융 CFO는 “배당성향 30%를 향해 점진적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소각에 대해서도 당국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사주 소각은 함영주 신임 회장과 이사회가 주주환원이 최우선이라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이날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지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하고 적극적인 주가부양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지속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앞서 3월 손 회장의 자사주 매각 당시에는 이원덕 우리은행장을 포함해 그룹 임원진들도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아울러 손 회장은 코로나19 관련 글로벌 방역지침이 완화됨에 따라 5월 싱가폴과 6월 미주지역으로 해외 IR을 재개하여 외국인 투자유치에 나설 예정이다.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 하면서 주가부양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한편 5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잠정)은 5조2362억원(지배지분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했다. KB금융은 1조4531억원으로 14.4% 증가하면서 리딩금융 자지를 수성했다. 신한금융은 1조4004억원으로 17.5% 늘어나면서 선두권을 위협했다. 하나금융 9022억원, 우리금융 8842억원으로 각각 8.0%, 32.5% 늘어났다. 반면 NH농협금융은 5963억원으로 1.3% 감소했다.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