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금융투자 “美 소비자물가 정점 통과…인플레이션 완화는 아냐”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4-13 10:27 수정일 2022-05-08 13:36 발행일 2022-04-1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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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금융투자는 13일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정점을 통과했을 것으로 보이나, 이를 인플레이션 완화로 해석하기 어렵다”며 “미국 연방준비위원회는 당분간 긴축의 고삐를 강하게 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DB금융투자 박성우 연구원은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인상 여파가 반영되면서 예상대로 급등했다”며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정점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진행된 인플레이션 급등기를 크게 3국면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작년 가을부터 제기됐던 물가 정점 전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변이 바이러스 여파와 물류대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빗나갔었다”며 “하지만 전년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이 작년 4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달부터는 기저효과가 본격적으로 작동할 차례”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작년 물가 급등을 주도했던 차량 가격이 다소 안정을 찾아가면서 올해 3월부터는 전월대비 전체 물가지수 상승률에 마이너스 기여를 하기 시작했다”며 “또, 휘발유 소매가격 급등세도 일부 진정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은 이달부터터 하락하는 그림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여전히 2분기가 고점일 것으로 봤다.

다만, 소비자물가의 정점을 인플레이션 완화로 해석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에너지 가격과 공급망 단절과 같은 변수가 일시에 해소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며 “또, 코로나19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의 봉쇄정책이 공급망 혼란을 가중시켜 인플레이션 변수로 부상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매우 높은 전염력을 감안할 때 상하이 이외의 또 다른 대도시의 추가 봉쇄 위험도 남아있다”며 “인플레이션의 수준이 만족스러울 만큼 떨어지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 과정도 매우 울퉁불퉁할 것으로 예상돼 연준은 당분간 긴축의 고삐를 강하게 당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