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빗장푸는 정부…항공株 본격 비행 시작되나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4-05 11:49 수정일 2022-05-08 17:36 발행일 2022-04-0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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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의 B737-800 (사진=진에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정부의 빗장이 더 풀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서 항공업 종목들의 주가가 반등 기회를 노리는 모습이다. 올 들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1분기 실적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여행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는 2분기 이후에는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현재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 대비 150원(0.47%) 오른 3만2100원에 거래 중이다. 대한항공의 주가는 전날 2.40% 오른데 이어 이날도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시각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전날보다 100원(0.43%) 오른 2만3100원을 가리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전날 1.32% 상승 마감한 바 있다.

다만, 전날 5~6%의 상승폭을 시현했던 제주항공(-1.46%), 티웨이항공(-0.85%), 진에어(-0.95%)에서는 전날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이들의 주가 반등은 정부가 지난달 21일부터 국내외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입국자들의 자가격리를 면제한 덕분이다. 인천국제공항 이용 여객 수는 지난 1일 2만명을 넘어서는 등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2년여 만이다.

또, 국토교통부는 연말까지 국제선 운항을 코로나19 발발 이전인 2019년의 50% 수준까지 복원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19년 국제선 정기편 운항은 주 4770편에서 지난달 406편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여기에 1분기에 급등세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인 점도 항공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1일(미국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99.27달러에 거래를 마치면서 지난달 16일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 밑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대한항공의 목표주가를 기존 4만원에서 4만3500원으로, 제주항공의 목표주가를 기존 2만2000원에서 2만6500원으로, 진에어의 목표주가를 기존 1만9000원에서 2만4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화투자증권 박수영 연구원은 “국내 주요 항공사들의 1분기 여객 실적은 전분기와 크게 차이가 없었을 것으로 보이나, 해외 입국자 무격리 방침이 시행되면서 국제선 여객 수요 회복세에 좀 더 강한 탄력이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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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연구원은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아직 20만명대를 웃돌고 있으나, 앞서 방역 지침을 완화한 미국, 영국의 환자 수가 급격히 감소 중인 점을 미뤄봤을 때 해외여행에 대한 심리는 확실히 개선됐을 것”이라며 “출장, 신혼여행 등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수요를 중심으로 회복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연령별 접종률을 고려했을 때 가족단위 여행보다 장거리 여행 수요가 먼저 발현될 것”이라며 “대형항공사(FSC)를 시작으로 국제선 여객 실적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유가의 상향 안정화가 예상돼 산업 전반의 이익률 하락은 불가피하겠으나, 유류비 상승분을 상회하는 운임의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며 “다만, 운임의 수준은 상대적으로 공급 경쟁이 덜하고 수요가 더 빠르게 올라올 것으로 예상되는 장거리 노선의 강세가 더 뚜렷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업종 최선호 종목으로 대한항공을 유지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