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자' 개미vs'팔자'외국인-기관 대격돌… 2Q 누가 웃나?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4-03 10:12 수정일 2022-05-08 13:45 발행일 2022-04-0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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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손’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가 1분기에 삼성전자를 6조원 넘게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6조원가까이 순매수하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을 받아낸 모습이다.

6만원대로 내려온 삼성전자의 반등 여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린 가운데, 오는 6일 발표될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잠정치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린다. 증권가에서 바라보는 삼성전자의 전망치 부합 여부와 2분기 이후 전망은 밝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분기(1월 3일~3월 31일)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조168억원, 기관은 5조634억원어치를 팔았다. 반면 개인은 5조995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물량을 받아냈다.

이처럼 큰 자금을 굴리는 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동반 매도하면서 이 기간 삼성전자의 주가는 약세 흐름을 보였다. 지난 3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500원(-0.72%) 하락한 6만910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는 지난해 말 종가(7만8300원) 대비 11.11% 하락한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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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주가 조정 원인으로는 금리 상승에 따른 기업 가치평가(밸류에이션) 하락,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 따른 IT 훼손 우려,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사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삼성전자에서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가 발생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주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3일 KB국민은행은 삼성전자의 주식 1994만1860주(지분 0.33%)에 대해 기관을 상대로 블록딜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당 매각가는 6만8800원, 총 처분 물량은 약 1조3720억원이다. 블록딜은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한 주주가 사전에 매도물량을 인수할 매수자를 찾아 장 개시 전이나 장 마감 후 지분을 넘기는 거래를 의미한다. 블록딜 이후에는 시장에 유통주식수가 증가하고 회사 내 악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심리적 불안감에 주가가 하락하곤 한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지분은 2011년 이후 크게 하회하지 않았던 지분율 50%에 근접하는 등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상황이다. 메리츠증권 이진우 연구원은 “신흥국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음에도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팔고 있다”며 “이들의 매도세가 집중됐던 대표 기업들의 외국인 지분율이 금융위기 수준 혹은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내려온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오는 6일 발표될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잠정치와 증권가의 2분기 전망에 집중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으로 13조6000억원을 예상했고, 한화투자증권(13조3000억원), 신한금융투자(13조190억원)도 13조원대를 예상했다. 현대차증권(12조8370억원), 키움증권(12조6780억원), DB금융투자(12조6000억원) 등은 12조원대를 제시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9만7000원으로 종전(10만5000원)보다 내렸지만, 긍정적인 전망은 유지했다. 최도연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메모리 가격 하락, 디스플레이 부문의 영업이익은 비수기 영향으로 전분기보다 줄겠다”며 “물량 회복과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으로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연구원은 “GOS 사태 이후 비메모리와 스마트폰에 대한 기대감이 단기적으로 낮아진 점은 아쉬우나, 비메모리 파운드리 시장의 구조적 성장 가능성은 유효하고 경쟁사인 TSMC와 경쟁할 수 있는 파운드리 업체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가 해소되는 구간에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DB금융투자는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19조원대를 달성할 것으로 봤다. DB금융투자 어규진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매출액 76조9000억원, 영업이익 12조600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킬 것”이라며 “1분기 메모리 가격 하락은 디램 6.2%, 낸드 5.1% 수준으로 우려대비 양호하겠고, 갤럭시S22 출시로 모바일 부문의 실적 반등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어 연구원은 “최근 키옥시아 낸드(NAND) 오염 이슈 등으로 발생한 공급 부족 영향에 올해 2분기 이후 낸드 가격의 상승 반전이 기대되는 가운데, 디램의 업황도 예상보다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며 “이에 성수기에 진입하는 3분기 이후 메모리 가격 상승 및 출하 증가 효과로 삼성전자는 분기 영업이익 19조원대의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DB금융투자가 전망한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실적은 매출액 319조6000억원, 영업이익 64조8000억원이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