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칼럼] 티 안 나게 다른 질환 유발할 수 있는 척추분리증

김준영 윌스기념병원(수원) 척추센터 원장
입력일 2022-03-30 13:50 수정일 2022-04-08 16:16 발행일 2022-03-3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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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원장 (1)
김준영 윌스기념병원(수원) 척추센터 원장

척추뼈는 앞쪽에 몸체가 있고, 뒤쪽(등쪽)에 고리처럼 생긴 관절 돌기가 척추관절 마디마디를 잡아 뼈를 고정하는 척추후관절이 있다. 척추후관절에 결함이 생겨 금이 가거나 분리되는 질환이 척추분리증이다.

척추분리증은 외상이나 한 순간의 충격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받은 충격들이 축적되면서 발생한다. 병명 차제가 척추디스크(추간판탈출증)나 척추관협착증 등에 비해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 있고, ‘분리’라는 단어로 인해 걸으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척추후관절에 금이 가거나, 후관절이 분리되어도 척추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척추를 잘 받치고 있기 때문에 당장의 심각한 통증은 없는 편이다. 허리디스크나 협착증 등의 질환인 줄 알고 병원에서 검사를 하다가 척추분리증이 발견되는 경우도 적지않다.

척추분리증은 선천적으로 관절 간 협부에 결함이 있거나 허리에 과도한 충격이 있다거나 관절 부위에 반복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지는 운동 혹은 직업 등이 원인이 된다. 성장기에 과신전(몸이 정상치를 벗어나 늘어남), 과굴곡이 많은 동작이나 점프를 많이 하는 체조, 무술, 축구, 레슬링 등의 운동을 한 경우 발생률이 높은 편이다.

증상은 주로 허리를 펴는 동작을 할 때 통증으로 나타난다. 문제는 척추분리증이 다른 척추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결돼 있던 척추 뼈가 척추분리증으로 인해 서로 어긋나면서 척추전방전위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척추 뼈가 어긋나면서 앞으로 밀려나가는 질환으로 허리통증, 좌골신경통, 다리저림 증상이 나타나고 심할 경우 하지마비를 일으키기도 한다.

대부분의 척추분리증은 약물치료나 주사치료, 물리치료, 운동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해 수술 없이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거나 반복적으로 무거운 물건을 드는 일, 허리에 충격을 주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그렇지만 꾸준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심하다면, 척추가 앞으로 밀려나왔다면 분리증이 있는 척추와 그 아래 척추를 붙여서 고정시키는 척추유합술을 고려할 수 있다.

현재 증상이 심하지 않은 척추분리증으로 진단받았다면 앞으로 악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과격한 운동을 피해야 한다. 아울러 척추 주변 근육 강화운동을 꾸준히 하고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척추전방전위증 등으로 진행되지는 않았는지 확인해 보는 게 좋다.

김준영 윌스기념병원(수원) 척추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