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北 ICBM 발사, 국제 금융시장 영향은 제한적이나 韓 증시에는 할인 요인”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3-25 11:36 수정일 2022-05-08 13:51 발행일 2022-03-2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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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은 25일 “북한의 ICBM 발사는 국제 금융시장에 미치는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나, 한국 주식시장에는 할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4일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ICBM을 발사했다. 군 당국에 의하면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고각 발사된 해당 미사일은 일본 훗카이도 도시마반도 서쪽 동해상에 떨어졌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에도 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고, 16일에는 ICBM급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공중 폭발해 실패했다. 이번에 발사된 ‘화성-17형’은 정상각으로 발사될 경우 미국 동부 워싱턴과 뉴욕의 타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삼성증권 유승민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북한이 소위 ‘레드라인’을 바로 넘음에 따라 향후 한반도의 긴장 고조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북한은 대외언론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국 제국주의와의 장기적 대결을 철저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하며 지속적인 위협가능성을 시사했는데, 앞서 미국 백악관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하고 협상을 촉구하면서도, 앞으로 더 많은 시험발사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 팀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된 대응에서 보듯이 미국은 북한에게도 강력한 추가 제재를 단행할 것”이라며 “또, 2017년 당시와 같이 미국의 전략 자산도 한반도에 전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도 과거와 같이 추가적인 위협으로 맞대응하며 당분간 긴장고조의 악순환을 의도할 수 있다”며 “ICBM의 추가 발사와 2018년 폐쇄된 풍계리 핵실험장의 복구와 핵실험 등 추가적인 위협에 나설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 이번 사안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유 팀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과 달리 주요 원자재 가격 불안 등을 촉발할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라면서도 “다만,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누적에 다른 영향은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글로벌 및 금융시장이 보여온 북한발 긴장고조에 대한 반응은 2017년 이전과 이후로 달랐다”며 “2017년 이전에는 한반도 불안을 지역적 이슈로 평가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은 크게 민감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도 일시적 반응에 그쳤고, 오히려 국내외 금융시장은 무시하는 경향도 보였다”며 “그러나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북한과 미국이 자극적인 표현을 주고받고,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능력이 위협적인 수준까지 발전하자 국제 금융시장에서 주목받는 변수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정치적 상황은 2017년보다 더욱 복잡해졌다는 분석이다. 유 팀장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러시아도 미국에 도전하면서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매우 높아졌다”며 “이러한 조건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에 중국과 러시아의 동참이 어려울 수 있고, 한반도가 새로운 냉전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국제 금융시장과 달리 한반도의 위기 고조는 이번에도 한국 주식시장에 할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유 팀장은 “북한이 추가적으로 군사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과거보다 더 직접적인 위협이 되면서 미국의 대응 수위가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2017년에도 글로벌 금융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이었으나 한국 주식시장은 할인 거래됐던 경험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