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美 장단기 금리차 역전, 경기침체 징후로 보기 어렵다”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3-25 10:01 수정일 2022-03-25 10:01 발행일 2022-03-2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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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은 “미국 국채의 일부 만기 구간에서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며 “과거 사례와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경기 침체 징후가 발견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각) 미국 국채 10년 금리는 전일보다 6베이시스포인트(bp) 하락한 2.32%를 기록했고, 7년 금리는 5bp 내린 2.37%로 두 금리 간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전날에는 10년물과 5년물의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대신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미국 국채시장에서 장단기 금리 차이에 대한 평가는 10년물과 2년물의 차이를 통해 이뤄지는데, 아직까지 두 구간 사이의 금리에서는 역전현상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공 연구원은 “다만,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80bp 내외의 격차를 보였던 두 금리는 올해 20bp까지 크게 낮아졌다”며 “이처럼 일부 구간에서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함과 동시에 10년물과 2년물의 차이 역시 빠르게 축소됨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수익률 곡선 역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상당한 사례에서 금리 역전이 발생했을 때 18개월 전후로 경기 침체가 나타났던 경우에 대한 학습 효과로, 연방준비위원회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 침체와 명확한 인과관계를 형성하고 있지는 않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예의주시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수시로 확인해주고 있다”며 “그러나 이번 금리 역전은 과거와 달리 경기 침체의 사전 징후로서의 성격 자체를 충족하지 못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 이유로 “10년물과 3개월물 간의 차이가 확대되거나 혹은 횡보 중이기 때문이며, 과거 금리 역전 이후 경기 침체가 나타났던 국면은 모두 금리 하락 국면이었으나, 이번에는 금리 상승 국면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연방준비위원회는 양적완화(QE) 등을 통해 채권시장에 직접 개입했는데, 그 결과 금리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아져 단기 채권에 비해 장기 채권을 매수할 때 부여되는 기간 프리미엄 역시 크게 떨어졌다는 이유를 들었다. 공 연구원은 “이는 채권시장 내 만기별 금리 격차가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졌는데, 이러한 환경에서는 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금리 차가 축소되거나 역전될 유인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최근 미국 국채시장의 일부 구간에서 발생한 금리 역전을 향후 경기 침체에 대한 신호로 해석하긴 어렵다”면서도 “다만 장단기 금리 역전이 과거 높은 확률로 경기 침체로 이어졌던 사례가 빈번했던 만큼 소위 ‘자기실현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 경로를 통해 경제 주체들의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금융기관들의 대출 태도나 위험 선호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 등에 대해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