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부실채권 비율 '0,5%' 또 최저… 코로나 금융지원 '착시효과'

박성민 기자
입력일 2022-03-22 13:04 수정일 2022-03-22 13:08 발행일 2022-03-2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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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사진=금융감독원

이자가 석 달 이상 밀린 대출 등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0.5%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2020년 3분기 이래 6분기 연속으로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관련 기업·개인 대출 만기가 일괄 연장되면서 부실채권비율이 과소평가됐다는 경고도 나온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은행의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비율은 작년 3분기 말보다 0.01%포인트(p) 하락한 0.50%로 조사됐다. 2020년 말과 비교하면 0.14%p 낮아진 수치다.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2020년 3분기부터 여섯 분기 연속 최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부실채권 비율은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이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지난해 말 기준 부실채권은 총 11조8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조1000억원 감소했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여신 10조2000억원(86.4%), 가계여신 1조4000억원, 신용카드 채권 1000억원 순이었다.

지난해 새로 발생한 부실채권은 10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7000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기업여신은 8조3000억원으로 1조원 감소했다. 가계여신은 2조1000억원으로 7000억원 줄었다.

정리된 부실채권 규모는 12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1000억원 감소했다. 대손상각과 매각이 5조6000억원, 여신정상화 3조3000억원, 담보처분을 통한 여신회수 2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0.71%)은 전년말(0.92%) 대비 0.21%p 하락했다. 대기업여신과 중소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각각 0.99%, 057%로 1년 사이 0.25%p, 0.19%p씩 내려갔다.

개인사업자여신 부실채권비율은 전년 말보다 0.07%p 하락한 0.20%으로 나타났다.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16%로 0.05%p 떨어졌다. 주택담보대출과 기타 신용대출 부실채권비율은 각각 0.11%, 0.26%로 1년 전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신용카드채권 부실채권비율은 0.77%로 전년 말(0.98%) 보다 0.20%p 하락했다.

시중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3조1000억원, 부실채권 비율은 0.23%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부실채권비율 0.27%)과 하나은행(0.26%)이 8000억원으로 가장 컸고 KB국민은행 7000억원(0.20%), 우리은행 6000억원(0.20%), SC제일은행 1000억원(0.19%)·씨티은행 1000억원(0.47%) 순이었다.

지방은행의 부실채권은 9000억원(0.49%), 특수은행 7조5000억원(0.93%), 인터넷은행은 1000억원(0.27%) 등이었다.

부실채권 대비 대손충당금 잔액을 뜻하는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65.9%로 전년 말(138.3%) 대비 27.6%p 상승했다.

금감원은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조처 등 코로나19 금융 지원이 이어지면서 부실이 가려진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진단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만기연장·상환유예 등 각종 금융지원 조치가 추후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에도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은행이 대내외 경제 충격에도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지속해서 유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박성민 기자 smpark@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