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층에 사람있어요”…삼성전자, 박스권 벗어날까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3-21 17:25 수정일 2022-05-08 13:55 발행일 2022-03-2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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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의 주가가 실적 개선 전망에도 불구하고 재차 6만원대로 내려왔다.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의 가격을 저가로 파악하고 3조원 넘게 순매수한 모습이지만 삼성전자가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대장주인 만큼 경제 지표 등 매크로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편,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19조원대의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하고, 나아가 연간 65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800원(-1.13%) 하락한 6만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는 상승 출발해 장중 7만100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오전께 하락 전환한 뒤 낙폭을 점차 키워나갔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공급망 병목 현상과 기준금리 인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등의 악재에 부딪히면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시각 현재 주가는 지난해 말 종가(7만8300원) 대비 10.22% 낮은 가격이다. 주가가 넉달만에 장중 6만원대로 내려오면서 저가매수를 노리는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2월 21일~3월 18일)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3조151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투자자는 1조9446억원, 기관투자자는 1조2760억원어치를 팔았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7만원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증권가에서도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DB금융투자는 삼성전자가 올해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미리 매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DB금융투자 어규진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매출액 76조9000억원, 영업이익 12조600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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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연구원은 “최근 키옥시아 낸드(NAND) 오염 이슈 등으로 발생한 공급 부족 영향에 올해 2분기 이후 낸드 가격의 상승 반전이 기대되는 가운데, 디램(DRAM)의 업황도 예상보다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며 “성수기에 진입하는 3분기 이후 메모리 가격 상승 및 출하 증가 효과로 삼성전자는 분기 영업이익 19조원대의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DB금융투자가 전망한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실적은 매출액 319조6000억원, 영업이익 64조8000억원이다.

이어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은 9배 수준으로 급격한 업황 하락기간의 밸류에이션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미리 매수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삼성전자가 대외 경제 지표의 영향을 크게 받아 이를 주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이투자증권 송명섭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경기 선행 지표와 밀접하게 연동되는 반면, 업황 지표들과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지난 2018년부터 유동성 장세가 심화되면서 경기 선행 지표가 한국 반도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송 연구원은 “한국의 반도체 주가는 미국보다 중국의 IT 수요에 더 큰 영향을 받았으며, 작년 2월부터의 하락 추세도 중국 IT 수요 증감률의 급락과 동시에 발생했다”며 “향후 경기 개선을 확신케 하는 경기 선행 지표가 발표되면, 최근 반등 국면에서의 8만원대 초반 이상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