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美 연준, 물가 상승이 둔화돼야 금리인상 속도 조절할 것”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3-17 08:50 수정일 2022-03-17 08:51 발행일 2022-03-1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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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은 17일 “미국 연방준비위원회는 물가 상승이 2분기 중 둔화되기 시작하면 하반기에는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현재의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16일(미국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25베이시스포인트(bp) 올렸다. 3년만에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2년간 매우 완화적이었던 통화정책의 종료를 알렸다.

한국투자증권 윤소정 연구원은 “이번 FOMC는 연준이 물가에 얼마나 강하게 대응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회의였다”며 “점도표는 작년 말까지 올해 내 3회 인상을 반영했으나, 이번에는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것과 거의 유사한 수준으로 올랐으며 내년에는 중립금리를 웃돌기까지 한다”고 분석했다.

윤 연구원은 “연준의 최우선 목표는 기대 인플레이션의 안정으로, 사후적인 실제 금리 경로와는 별개로 정말 긴축 영역으로 금리를 올릴 각오가 돼있다는 점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은 경기 하방 위험보다도 물가에 우선순위를 뒀다”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 중 하나로 들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2.8%로 내렸지만, 이는 여전히 높은 수치이며 긴축 영역으로 기준금리를 올려도 경기 회복세와 강한 고용 시장이 유지될 것이라고 수 차례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이날 FOMC에서 데이터에 기반해 결정하겠다면서도 물가가 낮아지면 금리인상 속도를 줄일 수 있다는 측면보다 물가가 높아지면 더 강하게 긴축할 것이라는 의사를 피력했다. 실업률이 크게 오른다면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고려할 것이냐는 질문에 연준은 물가 안정 없이는 지속 가능한 고용 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윤 연구원은 “최근 채권시장의 유동성 지표 악화로 자산 정상화 시점을 미룰 가능성이 대두됐지만, 이와 다르게 연준은 빠르면 5월에 대차대조표를 축소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치면서 보다 매파적인 성향을 드러냈다”며 “ FOMC 이후 채권 시장의 반응은 인플레이션보다 경기 성장이 연준의 전망을 하회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물가 상승이 2분기 중 둔화되기 시작한다면 하반기에는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봤다. 윤 연구원은 “다만 물가 지표가 반락하거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갈등이 미국 경제이 미치는 영향이 실물 지표로 가시화되기 전까지 연준은 현재의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파월 의장은 자산정상화는 5월 발표될 수 있으며 2017년 대비 시점과 속도가 빨라지겠으나 방법론적으로는 유사하다고 언급했다. 윤 연구원은 “아직까지 경로는 매우 불확실하나 연준의 자산은 2025년 초에 통화정책 수행이 가능한 최저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만, 연준의 역레포 시설에 예치된 잉여 유동성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자산 정상화 속도 조절에 들어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