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기 국제유가, "단기 조정…상승세 회복" 전망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2-03-15 15:19 수정일 2022-05-04 17:13 발행일 2022-03-1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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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석유 생산 시설 (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배럴당 130달러를 넘보는 등 고공 행진을 거듭하던 국제 유가가 다시 100달러 밑으로 떨어지며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유가 급락이 단기 조정인지 진정세 돌입인지 의견이 분분하나, 장기 상승세 전망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는 모습이다.

14일(현지시간) 4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장 중 한때 99달러 선까지 밀리다가 전일 대비 6.3% 내린 103.0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 5월물의 경우 전일보다 5.8% 하락한 106.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유가 100달러 붕괴는 지난달 28일 이후 약 2주 만이다. 유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대한 국제 사회의 제재 등으로 글로벌 에너지 수급 차질 우려가 급부상하면서 약 3주간 가파르게 치솟았지만, 이날 양국의 회담 재개 소식에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국의 베네수엘라산 원유 제재 완화 가능성이 보도되면서,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유입이 러시아산 원유 금수에 따른 공급 감소분을 일부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이 ‘차이나 실리콘 밸리’로 불리는 선전 지역을 전면 봉쇄하면서, 중국발 석유 수요 감소 전망도 힘을 보태고 있다.

관건은 현재 100달러 대 초반에서 머물고 있는 유가의 향방이다. 싱가포르 원유 시장의 한 트레이더는 “러시아 사태가 더 악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며, 중국의 락다운(봉쇄조치)까지 겹쳐 석유 수요 자체가 줄어들면 유가는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라면서도 “다만 실제 석유 공급이 타이트하고 정유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원유 시장은) 중장기적으로는 강세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가는 석유 공급 부족 상황과 심한 백워데이션(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낮게 이뤄지는 현상)을 고려할 때 조정을 겪어도 90달러 아래로 내려 갈 가능성은 희박하며, 이러한 경우에도 언제든 100달러 이상으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업계 관계자 또한 이와 비슷한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휴전하더라도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가 근본적으로 파탄 났고, 여름철을 앞두고 앞으로 항공유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 2008년처럼 장기간 큰 폭의 유가 하락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유가는 중국 내 심각한 코로나19 확산세로 단기적인 하방 압력을 피할 수 없다”라며 “홍콩 사례를 보면 코로나19 치명률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매우 높은데, 중국 본토도 상황이 비슷해 사망자가 많이 나오면 (방역) 정책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 언급했다. 유가는 초단기적으로는 며칠간 내림세일 것으로 예상되며,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이슈가 어느 정도 정리되고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찍는다는 가정 하에 다음 달쯤 상승세 복귀가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민규 기자 minq@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