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 부는 공모주시장…기관, 공모가 책정 '깐깐'

이은혜 기자
입력일 2022-03-15 13:37 수정일 2022-05-08 16:32 발행일 2022-03-1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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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대외 변수로 국내 증시에 찬 바람이 불면서 공모주시장도 얼어붙은 모습이다. 기관투자자들의 수요예측도 보다 깐깐해졌다. 희망 공모가 범위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공모가가 확정된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경쟁률도 800대 1로 작년보다 낮아졌다.

그러면서 수요예측 경쟁률이 1000대 1을 넘어선 기업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주관사 선정을 마치고 본격 상장 절차를 밟기 시작하면서 공모주시장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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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신한금융투자 등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알루미늄 등 자동차 부품 및 전자 부품을 개발 및 생산하는 기업인 세아메카닉스는 지난 10~11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희망 공모가 범위(3500~4000원)를 넘은 44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경쟁률은 1812.83대 1로 집계됐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총 1769개 기관이 참여했으며, 참여 기관 중 93%가 공모가 범위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올 들어 공모가를 희망범위의 최하단 미만으로 확정한 기업은 인카금융서비스, 노을, 스톤브릿지벤처스, 모아데이타, 공구우먼 등 총 5곳으로 집계됐다. 인카금융서비스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13.7대 1, 노을은 31.5대 1, 스톤브릿지벤처스는 20.1대 1, 모아데이타는 27.3대 1, 공구우먼은 56.9대 1로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IPO 시장에서는 기관의 옥석가리기가 진행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유진투자증권 박종선 연구원은 “지난달 기관 수요예측을 거친 10개사의 공모가 확정 현황을 살펴본 결과 희망 공모가 범위 상단이나 그 이상에서 공모가를 확정한 비중이 1월 75%에서 50%로 하락했다”며 “주가 지수의 조정으로 IPO 종목에 대한 선별 작업이 진행되면서 공모가 확정에도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관이 관심을 갖는 업종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희망 공모가 범위를 넘어선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한 스코넥, 퓨런티어는 각각 메타버스, 자율주행차 센서 관련 기업이며 상단에서 확정한 풍원정밀, 아셈스, 이지트로닉스도 각각 OLED, 접착 필름, 전력변환장치 등을 다루고 있다.

박종선 연구원은 “연간 기준 공모가가 희망 범위의 상단 이상에서 설정된 비중은 지난해 86.4%지만, 지난달은 57.1%로 낮아졌다”며 “IPO 시장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면서 당분간 전방 시장과 연계해 종목 선별작업을 통한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가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하면서 공모주 시장이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을 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몰린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모건스탠리, 크레디트스위스, 씨티그룹글로벌마켓 등 5개사를 주관사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상장 절차를 밟을 때까지만 해도 기업가치가 8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지난해 ‘카카오T’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지난해 정책 당국의 제재를 받은데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기술주들이 조정받으면서 5조원 안팎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