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지오, 美 플라스틱 재활용 기업에 680억 지분 투자…파트너십 본격화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2-03-15 10:43 수정일 2022-03-15 14:04 발행일 2022-03-1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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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순도 재생 PP' 글로벌 확장·합작 생산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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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수(오른쪽) SK지오센트릭 사장과 마이크 오트워스 퓨어사이클 최고경영자가 지난해 11월 기념사진을 촬영한 모습.(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의 화학 사업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이 미국 플라스틱 재활용 기업 퓨어사이클테크놀로지(이하 퓨어사이클)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5500만 달러(약 68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SK지오센트릭의 이번 투자는 퓨어사이클의 전략적 파트너가 되는 것을 확정하고 재생 폴리프로필렌(PP) 사업의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내기 위한 행보다.

SK지오센트릭은 15일 “이번 투자는 (퓨어사이클에 대한) 수차례의 기술 검증과 마케팅 전략 협의 결과, 투자 대상의 성장 잠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퓨어사이클은 용제를 사용해 폐플라스틱의 냄새와 색, 오염 물질을 제거하고 초고순도 재생 PP를 뽑아내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4분기까지 미국 오하이오주에 완공할 연산 5만t 규모의 재생 PP 공장에 이어 이달 조지아주에서 연산 30만t 규모 공장도 착공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번 증자를 통해 총 3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가전·생활용품·식품 포장 용기·자동차 내장재·장난감 등에 다양한 색과 형태로 쓰이는 PP는 전체 플라스틱 수요의 25% 가량을 차지하는 범용 소재다. 그러나 해당 소재는 다른 소재나 첨가제를 섞는 특성상 단순 분쇄 공법인 ‘물리적 재활용’으로는 냄새와 불순물, 색 제거에 한계가 있어 재활용률이 5% 미만에 불과하다.

퓨어사이클의 경우 오하이오주 공장에서 생산할 제품에 대한 선판매 계약을 세계적인 생활용품 업체인 P&G 및 화장품 회사 로레알 등과 맺으며 이미 독보적인 PP 재활용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따라서 SK지오센트릭은 이번 투자를 통해 매립, 소각되는 폐플라스틱을 줄이는 한편 플라스틱 재활용률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SK지오센트릭은 지난 1월 퓨어사이클과 울산에 재생 PP 공장을 설립하는 내용의 주요조건합의서(HOA)를 체결했다. 양 사는 연내 한국 합작 법인을 설립하고 재생 PP 공장 건설에 착수해 오는 2024년 말까지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안에 재활용 플라스틱 생산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연간 6만4000여 t의 폐플라스틱을 처리할 수 있는 이 공정으로 생산되는 고순도 재생 PP는 SK지오센트릭이 국내 독점 판매권을 가지며, 퓨어사이클과 함께 동남아 및 중국으로의 사업 확대도 추진할 방침이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SK지오센트릭은 이번 투자를 통해 열분해, 해중합과 함께 PP 기반 플라스틱 재활용까지 3대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모두 확보하게 됐다”라면서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는 재생 PP 수요에 맞춰 국내외 리사이클 클러스터 조성에 속도를 내 플라스틱 순환 경제를 선도할 것”이라 언급했다.

박민규 기자 minq@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