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원대 해외직구 수요 잡아라’… 유통업계, 해외직구族 모시기 경쟁

양길모 기자
입력일 2022-03-07 16:00 수정일 2022-03-07 16:00 발행일 2022-03-0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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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아마존 글로벌스토어
11번가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론칭 일주일 만에 거래액 및 페이지뷰 증가 성과를 얻었다.(사진=11번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해외여행은 감소한 반면 해외 직접 구매(직구)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는 다양한 서비스를 앞세워 해외직구족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7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쓴 신용·체크, 직불카드사용액은 전년(103억1000만 달러) 보다 18.6% 늘어난 122억3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내국인의 출국자 수가 2020년 428만명에서 지난해 122만명으로 71.4% 줄었음에도 카드 사용액이 증가한 것은 그만큼 직구가 증가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해외직구 거래액은 5조1404억원으로 2020년(4조677억원) 대비 26.4% 증가했다. 특히 의류·패션 상품(1조9918억원)과 음식료품(1조3260억원) 구매가 각각 전년 대비 28%, 20%씩 늘었다.

이처럼 국내 거주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해외 물품을 직접 구매하는 이유는 국내와 해외의 제품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유통업계도 해외 직구 수요를 잡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온은 이번 달부터 매월 9일을 ‘직구온(ON)데이’로 정하고, 오는 9~11일 해외직구 상품을 할인 판매한다. 식품, 뷰티, 명품 등 해외직구 인기 상품을 최대 2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이며, 행사 상품 구매 시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롯데온은 해외 직구의 불편함으로 지적되는 배송과 가격 정책 부분도 개선하고자 전 상품에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전에 물량을 확보해 14일 이내에 배송해준다. 상품 가격을 관부가세가 모두 포함된 금액으로 표기해 가격 외에 별도의 비용 발생 없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구건회 롯데온 해외직구셀장은 “최근 다양한 상품과 저렴한 가격 등의 이점으로 해외직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라며 “앞으로 매월 진행하는 ‘직구온데이’ 행사에서 상품 수 확대 및 서비스 등을 개선해 더 나은 행사로 거듭날 예정이니 롯데온에서 안심하고 해외직구 이용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 해외직구몰
롯데면세점이 운영하는 해외직구몰 엘디에프 바이.(사진=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해외 상품 직소싱 온라인몰인 ‘LDF BUY(엘디에프 바이)’를 론칭했다. 롯데면세점 호주법인이 현지 상품 소싱부터 플랫폼 운영, 제품 판매, 국내 거주 소비자 대상 직배송 서비스 제공 등을 맡아 진행한다. 해외지점이 있는 다른 국가로 상품 소싱처를 확대하는 한편, 상품 카테고리를 화장품, 패션, 시계 등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내국인 고객뿐만 아니라 해외 소비자도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신세계가 지난 1월 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과 이마트가 인수한 G마켓·옥션을 앞세워 명품 디지털 보증부터 직구, 프리미엄 배송 등 명품 관련 서비스를 전방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쓱닷컴은 자체 명품 디지털 보증서인 ‘SSG 개런티’ 적용 상품만을 모은 전문관을 도입 준비 중이며, 1분기 내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SSG 개런티 상품은 연내 3만여 개로 늘릴 예정으로 현재 1만여 개 수준이다.

G마켓·옥션은 최근 18만 개 이상의 신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온라인 명품 직구 플랫폼 ‘구하다’와 업무제휴 협약(JBP)을 맺었다. 이커머스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동 마케팅, 명품 직구 편의성 증대 및 신뢰도 강화를 위한 상호 협력 등을 전개할 예정이다.

G9 해외직구 판매량 분석
G9가 최근 한 달간 해외직구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모든 품목에서 큰 증가율을 보였다.(사진=G9)

11번가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11번가의 해외직구 카테고리 거래액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의 혜택이 제공되는 ‘우주패스’의 인기에 힘입어 론칭 후 일주일 간 전월 동기간 대비 3.5배 이상 커지는 등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티몬도 해외직구를 이용하는 수요가 꾸준히 늘어남에 따라 인기 브랜드 상품을 한눈에 살펴보고 구매할 수 있는 건강식품대전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기획했다. 해외직구 건강·식품 카테고리의 지난해 하반기 매출이 2020년 동기 대비 180% 성장하는 등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명한 건강 기능 식품을 합리적으로 구매하려는 사람들의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해외로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직구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중국의 광군절 등으로 해외직구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고, 최근에는 유통가에서 무료 배송 및 할인 등의 혜택까지 늘어나 일반 제품부터 프리미엄 상품까지 해외직구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양길모 기자 yg10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