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동 대기자의 자영업 이야기] 2020년대는 자영업 대전환기

강창동 기자
입력일 2022-01-05 07:00 수정일 2022-05-11 10:53 발행일 2022-01-05 13면
인쇄아이콘
20211227010007971_1
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 박사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2020년대 한국 자영업시장의 미래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시장의 축소다.

시장의 축소는 기후위기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의료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의 전통시장에서 시작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곳 전통시장에서 거래하는 동물에 기생한 인수공통감염 바이러스가 중국-유럽을 거쳐 지구촌 전체로 퍼진 것이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기후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기후위기는 폭염, 가뭄, 태풍, 해수면 상승과 같은 기상이변만 몰고 오는 것이 아니다. 더워지고 습해진 지구는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고 빠르게 지구촌을 덮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주고 있다. 제2, 제3의 코로나 사태가 일어날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2020년 3월 이후 코로나19의 영향권에 들어갔다. 2020년 한해만 자영업시장에서 87만명의 종사자가 떠난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와 통계청이 낸 ‘2020년 소상공인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 중에서도 가장 영세한 소상공인(업종별로 10인 또는 5인 미만의 자영업자) 사업장 종사자수가 557만 3000명으로 전년대비 87만 1000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종업원을 둔 고용주이든, ‘나홀로 사장’이든, 종업원이든, 자영업시장의 영역에서 생계를 유지한 사람 중 90만명 가까이 사라졌다는 뜻이다.

아직 정부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2021년은 2020년보다 더 심각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렇다면 단 2년간 200만명 가까운 자영업 종사자들이 시장을 떠났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660여만명에 달하는 전체 자영업시장 종사자 3명 중 1명 꼴로 생계의 터전을 떠났다는 분석이다. ‘자영업 반감기’란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닌 이유다.

언제가 됐든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떠났던 사람들이 물밀듯이 자영업으로 복귀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코로나19와 비슷한 ‘바이러스의 습격’이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는 데에 생각이 미치면 재창업이나 신규 창업자들은 망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은행의 올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 등에 따르면 자영업자 부채는 1인당 3억5000만원에 육박하는 실정이다. 만약 내년중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채무유예조치도 함께 끝난다. 보복소비가 폭발적으로, 그것도 지속적으로 일어나지 않는 한 자영업자들이 빚더미에서 탈출하기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권리금이나 자산 처분으로 빚을 상환한 자영업자들은 다시 자영업으로 복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월남전 참전 용사들이 평생 트라우마를 겪는 것과 같은 논리다. 2020년대 한국 자영업시장이 지속적인 축소의 길을 걸다가 마침내 ‘반감기’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 박사 cdkang1988@viva100.com

강창동 大기자의 스몰비즈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