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코로나19 생존기⑤] 비엔나커피하우스 극동타워점 임푸르메 점주 "어려울 수록 기본 지켜야죠"

박자연 기자
입력일 2021-12-01 07:00 수정일 2022-05-19 19:02 발행일 2022-03-3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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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의 ‘2019년 기업생멸행정통계’에 따르면 숙박·음식점의 1년 생존율은 62.2%, 5년 생존율은 20.5%로 모두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이같은 상황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더욱 악화됐다. 백신 접종 완료율이 70%를 넘어서고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년간 마치 악몽 같았던 코로나19의 공세를 버텨낸 자영업자들의 생존기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임푸르메 비엔나커피하우스 압구정극동타워점주
<span style="font-weight: normal;">임푸르메 비엔나커피하우스 압구정극동타워점주

비엔나커피하우스 압구정극동타워점을 운영하고 있는 임푸르메(47) 점주는 커피전문점을 운영하기 전 호텔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바 있다. 홍보마케팅 업무부터 비서, 객실 세일즈까지 호텔에 관련된 일들을 속속들이 경험하며 여러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카페에서 손님을 대하는 것이 적성에 맞았다.

“커피를 워낙 좋아해서 호텔 일을 그만두고 남편과 함께 4년 전 이곳을 오픈했어요. 오스트리아산 원두인 ‘율리어스마이늘(Julius Meinl)’에 대한 신뢰가 있었고 알코올이 들어간 커피가 있는 것도 신선했어요. 메뉴 레시피가 쉽고 간편해서 오히려 일을 시작하고 난 후 브랜드에 대한 확신이 더 커졌어요.”

임 점주가 가장 추천하는 이곳의 메뉴는 레드잔에 담겨 나오는 ‘아인슈패너’다. 이 맛에 반해 비엔나커피하우스를 선택했을 정도로 메뉴에 대한 자신이 있었다.

“근방에서 저희 매장의 ‘아인슈패너’ 메뉴가 히트를 쳤어요. 홀 전체가 온통 레드잔이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매장을 오픈한 지 1년이 지나 유례없던 전염병인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임 점주의 시름이 시작됐다.

“지난 해 홀 영업제한이 시행된 3개월은 한달 매출이 평소 일주일 치 매출보다도 적었을 만큼 힘들고 또 힘든 시기였어요. 저희 매장의 주고객은 평일은 주민들, 주말엔 근처 결혼식장 방문객인데 홀이 텅 빈 걸 몇 달째 보니 정말 암담하더라고요. 홀에 전념했기에 배달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뭐라도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결론은 명절 연휴나 공휴일에 배달 매출이 확실히 도움이 됐고, 배달 어플에 매장을 등록하면서 홍보효과도 얻었죠.”

상황이 진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이 시련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그저 기본에 충실하는 수 밖에 없었다. 사기가 저하된 직원들을 격려하며 힘든 시기엔 근무시간을 조정했다. 코로나 시기에 그만두거나 해고한 직원은 없다.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소독업체 직원이 저희 매장이 제일 깨끗하다고 칭찬할 만큼 위생과 청결에 자신 있어요. 그 배경에는 저희 직원들의 노고가 있고요. 함께 힘든 시기를 버텨내면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마감 전까지 틈틈이 청결에 신경 쓰고 있어요.”

임 점주의 운영 철학은 ‘내가 싫은 건 남도 싫다’이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기본을 지키면 긍정의 기운이 따라온다는 것을 믿는다. 지켜야 할 것들을 반드시 지키는 것은 그녀의 삶의 철학이기도 하다.

“놓치기 쉬운 입고 날짜를 바로 알기 위해 디저트마다 견출지로 메모해서 ‘선입선출’을 지키고 있어요. 단골 고객이 저희 음료와 디저트는 믿고 마신다고 해주실 때마다 기본을 지키는 것에 대한 소신이 확고해져요.”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임 점주는 저녁 매출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사람들이 사랑방처럼 들러 각자가 원하는 커피와 가벼운 주류를 마시는 기분 좋은 공간을 꿈꾼다. 크고 작은 프로모션을 구체적으로 기획하고 있다.

“직원들이 너무 믿음직스럽고 고마워서 함께 오래 일하며 잘 되는 게 목표예요. 기본만 지키면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임 점주의 말이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