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코로나 뚫고 오늘도 부릉~부릉… 배달·편리미엄 업종 선전

박자연 기자
입력일 2021-12-01 07:00 수정일 2022-05-19 19:02 발행일 2021-12-0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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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창업시장 결산] (上)편리니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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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 음식점 앞 도로변에 배달 오토바이들이 길게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연합)

코로나19가 2년째 지속된 올해 창업시장은 작년 팬데믹의 충격에서 조금은 벗어난 모습이다. 백신 접종으로 국민들의 두려움도 어느 정도 사라졌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아 경계심은 지속됐다. 결국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또한 11월이 돼서야 풀리며 다시 활기를 찾는 모습을 기대했지만, 큰 기대에는 못 미쳤다. 올해 창업시장을 결산해 본다.

◇배달 업종 선전

점포사진
한솥 매장 전경. (사진=한솥)
배달전문 업종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호황을 누렸다. 대표적인 업종인 치킨은 빅3 브랜드인 교촌치킨, bbq, bhc가 매출이 20% 이상 성장했고, 그 외 브랜드들도 전체적으로 성장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피자, 도시락, 보쌈, 족발, 한식 등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업종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혜를 봤다.

경남 양산시에 본사를 둔 지코바치킨은 구운 소금구이와 구운 양념치킨 등 건강을 콘셉트로 해 수도권으로 많이 확장해 올해 100여 개 점포가 증가하면서 전국 720여 개 점포로 성장했다.

웰빙치킨 콘셉트의 자담치킨과 안심치킨도 큰 주목을 받았다. 선두주자인 자담치킨은 점포 확장 속도를 더해갔는데, 매월 30여 개의 점포가 오픈하면서 현재 740여 개 점포가 됐다. 안심치킨도 배달을 강화하고 맛과 품질에 대한 고객만족도가 좋아 주목받으면서 점포 확장에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

치킨호프 위주의 홀 판매를 주력으로 출발했던 바른치킨도 배달 강화로 배달매출 비중이 50%를 넘어서고, 점포 매출이 증가하면서 올해 120여 개 점포를 개설했다.

중간 가격대 피자인 반올림피자샵은 ‘고품질 합리적 가격’이라는 포지션과 배달 활성화에 힘입어 크게 성장해 전국 350여 개 점포가 됐다. 반올림피자는 최근 오케스트라 사모펀드에 600억원에 매각됨으로써 프랜차이즈 스타트업 성공 사례로 이름을 남겼다.

도시락은 한솥도시락과 본도시락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한솥도시락은 그 동안 테이크아웃 위주로 영업을 해왔으나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배달을 강화해 배달 및 테이크아웃 영업이 고르게 오르며 크게 성장했다. 채선당은 지난해 10월 ‘채선당 도시락&샐러드’ 브랜드를 내놓으면서 도시락과 샐러드사업을 시작한 이후 1년만에 70여개 매장으로 늘어났다.

원할머니보쌈족발은 기존 매장에서 도시락 메뉴를 추가한 배달전문 중소형 매장이 인기를 끌어 올해만 100여 개 점포가 오픈했다.

이처럼 올해 외식업은 도심 중대형 점포는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배달을 강화한 업종은 생존하거나 오히려 성장하기도 했다. 소문난 맛집의 경우도 배달을 도입한 점포만 생존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그러나 이 경우도 배달비용이 증가해 실제로 점포의 순이익은 늘지 않는 또 다른 문제를 낳았다. 외식업 전문가들에 의하면 배달 매출에서 배달비용 부담률이 작게는 10%에서 많게는 20% 이상까지 든다. 게다가 배달주문의 증가로 배달직원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져 향후 인건비 및 배달비 증가의 또 다른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는 “배달문화 시대의 외식업종의 고민은 끊임없이 발생한다”면서 “이제 외식업은 얽히고 섥힌 실타래를 풀어야만 이익을 낼 수 있는 고난도 사업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편리미엄’ 업종 지속적인 성장
크린토피아 코인워시
크린토피아 코인워시. (사진=크린토피아)
올해는 인간의 기본 욕구 중 식욕과 의복을 해결해주는 편리미엄 업종이 성장했다.

크린토피아 등 세탁편의점이 지속적인 성장을 했다. 편리미엄에 더해 세탁 기술의 발달과 규모의 경제를 통해 세탁 비용이 저렴하게 형성돼 있는 것도 성장의 요인이다. 올해만 벌써 200개 넘는 점포를 새로 열었다. 비대면 트렌드에 따른 무인점포 확대가 성장 배경이다. 크린토피아 무인점포인 ‘코인워시’가 많이 늘었고, 코인워시와 기존 세탁편의점의 장점을 결합한 세탁멀티숍도 많이 증가했다.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도 이들 매장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로 꼽힌다.

밀키트 전문점도 올해 수십 개의 브랜드가 난립할 정도로 양적으로 팽창했다. 그러나 이러한 업종들은 업종 내의 경쟁뿐 아니라 향후 식품 유통 대기업들과의 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창업자들은 일시적인 유행에 편승하지 말고, 상품의 맛과 품질, 가격경쟁력이 있는지와 본사가 신 메뉴 개발능력과 유통 노하우를 갖고 있는지를 사전에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좋다는 분석이다.

강 교수는 “식품·유통 대기업과 많은 식품제조 기업도 HMR과 밀키트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면서 “백화점, 마트, 편의점 등에서 간편식 메뉴를 판매함으로써 제조업, 유통업, 외식업의 경계선이 무너지는 무한 경쟁하는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