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이건희 기증관 건립부지 송현동 낙점에 환호와 우려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21-11-11 18:30 수정일 2021-11-11 18:32 발행일 2021-11-1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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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Talk] '이건희 기증관' 서울 종로 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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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기증관'이 들어설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연합)
이건희 기증관(가칭) 건립부지로 종로구 송현동이 최종 낙점됐다. 10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 종로구 안국동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이건희 기증관 건립지를 송현동으로 공식 발표하고 이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진행했다.
‘기증품 특별관 건립 기본 계획 연구용역’(한국문화공간건축학회) 자료에 따르면 송현동 부지는 장소성, 연계성, 접근성, 부지 활용성, 경관 및 조망성 그리고 방문객 유입 효과 및 부지 취득, 수장고 확보 등을 평가하는 기타까지 가중치를 적용한 6개 항목에서 모두 용산 부지를 앞섰다. 이를 토대로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위원회’가 송현동을 건립지로 최종 심의·의결했다. 종로구 송현동 48-9 일대 공원 용지 3만7141㎡ 중 9787㎡에 이건희 기증관을 건립해 2027년 개관예정이다.
문체부 소속 독립기관이 될 이 기증관은 고 이건희 회장과 그 유족들이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에 나눠 기증한 2만3000여점을 한데 모아 소장·관리하며 삼성미술관 리움과도 협력할 예정이다. ‘수평적 체제의 독립적인 미술관’을 천명한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위원회 김영나 위원장은 “원활하게 유기적으로 협력할 것”이라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필요하다면 어떤 작품이든, 어느 때든 대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문체부와 서울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공예박물관, 경복궁, 북촌과 서촌, 인사동, 광화문광장, 공연의 메카 대학로 등 문화관광 기반시설 및 역사문화특화경관지구, 고도지구가 인근한 송현동을 세계적인 문화관광명소로 조성할 것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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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장관은 “이건희 기증관은 대규모 기증의 문화적 가치를 확산하는 거점이 될 것”이라며 “다양한 인근 문화예술 관광 인프라 연계로 시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새로운 융복합 박물관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 역시 “이건희 기증관 건립을 통해 문화관광 산업을 활성화하고 서울을 세계 톱5 문화 관광 도시로 도약시키겠다”고 의지를 표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기증 주체가 소장처를 정해 따로 기증한 작품들을 한데 모으는 것과 독립 기증관을 신설·건립하는 계획 자체에 대한 의문부터 그로 인한 관리·운영 주체의 모호함, ‘기증품을 소장·전시하면서 동서양과 시대, 분야 경계를 넘어서는 융·복합 문화 활동의 중심 공간’이라는 정체성, 그로 인해 예상되는 조직 및 체제 구성의 난항, 장관·시장 교체 후 지속가능성 등까지. 더불어 이건희 기증관 설립 발표부터 불거진 문화시설 수도권 집중 현상에 대한 우려도 여전한 상태다.
황희 장관은 서울 중심, 지역 소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 두달씩 전국 순회전시를 개최하는 “네트워크 뮤지엄 개념”을 언급했다. 기증품 2만3000여점 중 집중전시가 가능한 2500여점과 리움 소장품들을 아우르는 해외 전시와 국내 순환 전시 계획을 밝혔다. 황 장관은 “이건희 기증관에는 전시하지 않는 리움 작품이 지방 순회 전시 때는 동행한다”며 “지방 문화예술을 위한 내년 예산이 온전하게 흐를 수 있도록 예산 구조를 편성하고 있다. 지방 문화 향유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송현동 부지는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공예박물관 사이에 위치하며 현재는 대한항공 소유다. 이 소유권은 서울시가 대한항공에서 토지를 취득하고 문체부가 서울 시내 국유지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 8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한항공이 3자 협의를 거쳐 송현동 부지를 서울시 소유지인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남측 용지와 교환하기로 한 상태다. 
1000억여원 가치의 송현동 부지와 교환할 국유지에 대해 서울시는 용산구 용산공원 안 국유지, 사회적 기업 기지로 조성된 은평구 불광동 서울혁신파크, 바이오클러스터를 추진 중인 동대문구 홍릉, 중구 남산 등에 있는 국유지 4곳을 최종 후보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