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한국과 영국에서 따로 열리는 ‘키아프’와 ‘프리즈’, 내년에는 같은 기간, 같은 장소에서!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21-10-14 19:00 수정일 2021-10-14 19:25 발행일 2021-10-1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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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Talk] 글로벌 아트페어 한국 유치
프리즈 런던 2021
‘프리즈 런던 2021’에 참여한 한국의 국제갤러리 전경 Photo by Linda Nylind for Frieze

13일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Seoul, 이하 키아프)와 세계 현대미술계의 3대 아트페어로 평가받는 영국 ‘프리즈 런던&프리즈 마스터즈 2021’(Frieze London&Frieze Masters)가 각각 한국 서울 코엑스와 영국 런던 리젠트파크에서 동시 개막해 17일 막을 내린다.

그리고 내년에는 ‘키아프’와 ‘프리즈’가 같은 기간과 장소에 나란히 열린다. 올초 한국화랑협회가 2022년부터는 같은 기간, 장소에서 열린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키아프와 프리즈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스위스의 아트바젤, 프랑스 파리의 피아크와 더불어 세계 현대미술계의 3대 아트페어로 꼽히는 프리즈는 동명의 미술전문지가 2003년 영국 런던 리젠트파크에서 열기 시작한 아트페어다. 그 몇 년 전인 1988년 영국 골드스미스대 출신의 젊은 작가들이 창고에서 연 거라지 전시 ‘프리즈’(Freeze)가 씨앗이 돼 지금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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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영국에서 시작한 ‘프리즈’는 런던을 비롯해 뉴욕, LA에서도 열리고 있으며 내년 가을 서울 개최를 알렸다. 10월 17일까지 영국 리젠트파크에서 열리는 ‘프리즈 런던 2021’에는 해외 유수의 갤러리를 비롯해 아라리오갤러리, 국제갤러리, 갤러리 현대 등 한국의 갤러리들도 참가하고 있다.

프리즈 서울 상륙은 세계 미술시장에서 달라진 한국 미술의 위상을 반증하기도 하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아트투자에 눈 뜬 MZ세대들이 미술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아트부산, 화랑미술제 등 각종 국내 페어들이 유례없는 문전성시를 경험하기도 했다. 더불어 글로벌 아트페어의 유치는 주변 상가, 갤러리, 여행업계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해외 유명 작가, 갤러리 등의 작품들이 한데 모이는 기간 동안 수많은 국내외 컬렉터, 미술 애호가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보다 다양하고 강력해진 경쟁자들의 대거 유입 예고는 국내 갤러리, 작가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인 동시에 위기로 작용하기도 한다. 작가들에게는 글로벌 아트계의 빠른 흐름과 변화를 정확하게 눈으로 확인해 습득할 수 있고 해외 진출 가능성을 가늠할, 더할 나위 없는 기회다. 반면 최근 전세계를 열광시킨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처럼 ‘플랫폼 종속화’ ‘해외 기업만 배불리기’ ‘신 문화식민’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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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까지 영국 리젠트파크에서 열리는 '프리즈 런던 2021' 아트페어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AFP=연합)

이에 대해 한 갤러리 관계자는 “큰 서양 아트페어의 아시아 유치가 처음은 아니다. 프리즈 이전에 아트바젤홍콩이 있었다. 그렇게 아트바젤은 홍콩 미술시장의 원동력이자 주변 상가, 여행업계의 활황에도 기여하고 있다”며 “홍콩이 아시아의 미술허브기는 하지만 주목받는 홍콩 작가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한국은 단색화, 빅네임 작가, 젊은 작가 등이 세계 미술시장에서 인정받고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에 프리즈의 서울 유치는 한국작가들에게는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다수 갤러리 관계자들의 전언처럼 “해외 갤러리들이 서울에 들어오는 것도, 해외 작가들이 한국 미술시장에 선보여지는 것도 새로운 일은 아니다.” 이에 전반적으로는 프리즈와 키아프의 공동 개최에 대해 “플랫폼 확장”이라며 “보여지는 갤러리도, 작가도, 컬렉터 층도 다양해지면서 한국 작가들이나 갤러리들이 세계로 뻗어나갈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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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개막한 키아프2021에서 만날 수 있는 김재용 작가의 '도넛 피어'(사진=허미선 기자)

13일 VVIP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되고 있는 ‘키아프2021’(17일까지 코엑스 A&B홀) 현장에서 만난 도자 작가 김재용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도자문화학과 조교수는 프리즈 서울 개최에 “긴장된다”면서도 “작가로서는 겁도 나고 도전이다. 하지만 시장의 경계를 허물고 미술계의 가능성, 진정한 문화의 힘 등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K팝, 영화, 드라마 등에서 보여주듯 문화의 힘이란 너무나 강력합니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미술계의 작가나 갤러리의 갈등보다는 가능성을 보고 있기도 하죠. 더불어 프리즈의 한국 개최는 많은 젊은 작가들에게는 기회와 가능성의 장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결국 글로벌 아트페어 프리즈의 한국 진출은 작가, 갤러리 등 할 것 없이 한국 미술계가 “넘어야할 하나의 산”이자 성장통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 물론 해외 미술계는 삼각형 형태를 꽤 오래도록 견고하게 구축하고 있다. 아래위가 명확한 시장에서 경쟁력은 결국 ‘유니크함’이다. 다수 미술관계자들의 전언처럼 “피할 수 없으니 기회를 잘 활용해야한다. 급변하는 시장에 발맞추면서도 입맛따라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는 작가정신, 도전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