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재무구조 악화·부채 증가에도 임원 연봉 매년 증가…“뼈를 깎는 자구책 마련해야”

김주훈 기자
입력일 2021-09-08 10:58 수정일 2021-09-08 11:03 발행일 2021-09-0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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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명호 “정부 입맛 맞춘 경영이 아닌 국민을 위한 공공기관으로 거듭나야”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 (사진=권명호 국민의힘 의원실)

부채와 인건비가 늘어나며 악화된 재무구조에도 불구하고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39개 공공기관의 임직원 평균 연봉이 지난해 기준 2018년보다 1500만원 이상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영평가에서 C~D등급을 받은 한국석유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대한석탄공사 등 3곳은 최대 4000만원가량 인상됐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권명호 의원(국민의힘)이 8일 산업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산업부 산하 39개 공공기관의 임원 평균 연봉은 1억 7252만원으로 2018년 평균 연봉에 비해 1500만원 이상 높아졌다.

지난해 기준 기관별 임원 평균 연봉은 한국전력공사가 약 700만원 오른 2억 713만원, 한국광물자원공사는 2000만원 오른 1억 3510만원으로 나타났다. 한국수력원자력공사는 2억 889만원, 한국석유공사는 1억 5435만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000만원, 4000만원 가량 늘었다.

문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제위기와 부채, 인건비 증가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상태에도 이처럼 임직원의 연봉은 매해 증가한 것이다.

산업부 산하 39개 공공기관의 총부채는 지난해 198조 3077억원으로 2018년 당시보다 약 16조 5000억원이 증가했다. 특히 한국전력공사는 6조 3000억원 늘어 지난해 59조 7720억원을 돌파했고, 한국수력원자력은 5조원 가까이 증가됐다.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광물자원공사도 각각 17조 4749억원에서 18조 6449억원으로, 5조 9241억원에서 6조 7535억으로 1조원가량 부채가 늘었다.

또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의 일환으로 공공기관의 정규직 채용이 늘면서 인건비 부담도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8만 1929명에서 매해 늘어나 지난해 8만 6609명으로 약 4680명 가까이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인건비 부담도 증가해 2018년 6조 3773억원에서 지난해 7조 1007억원으로 약 7000억원 이상 상승했다.

더욱이 이들의 경영평가 결과 C~D인 낮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자체 성과급을 지급한 것이다. 2019년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광물자원공사는 모두 C등급을 받았고, 대한석탄공사는 D등급을 받았다. 이러한 평가에도 이들 회사의 임원 연봉은 2000만원가량 올랐고, 총부채는 약 3000억원 이상 불어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권 의원은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들이 재무 상황에 빨간불이 커졌음에도 임원 연봉을 올리고 성과급 잔치까지 벌이며 방만한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며 “뼈를 깎는 자구책을 마련해 정부 입맛에 맞춰 경영하는 것이 아닌 국민을 위한 공공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주훈 기자 shadedoll@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