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 소유진, 이연희 등…셰익스피어 본연의 ‘리어왕’ 찾기 여정에 합류하다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21-09-07 20:15 수정일 2021-09-07 21:37 발행일 2021-09-0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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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리어왕’(사진제공=파크컴퍼니)

“나를 얼마나 사랑하느냐?”

시작은 유산분배를 위한 이 질문이었다. 이 질문으로 시작해 거짓과 술수가 난무하고 유산과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한 공주들의 싸움은 유혈이 낭자한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거짓과 술수에 휘둘리며 진실되게 말하는 막내 공주와 직언하는 충신을 내친 오만하고도 어리석은 왕의 이야기는 인간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까발리며 파국으로 치닫는다.

지난달 31일 이순재의 출연을 알렸던 연극 ‘리어왕’(10월 30~11월 21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이 전캐스트를 발표했다. 연극 ‘리어왕’은 서울대학교 극예술동문을 중심으로 창단된 극단 관악극회 10주년 프로젝트로 올해로 연기생활 65주년을 맞은 배우 이순재를 비롯해 소유진, 첫 연극 무대에 오르는 이연희 등이 출연한다.

리어왕
연극 ‘리어왕’ 출연진(사진제공=파크컴퍼니)

‘리어왕’은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4대 비극 중 하나로 절대 권력자로서 행복한 은퇴를 꿈꿨지만 거짓과 달콤한 말에 휘둘리다 미치광이 신세로 전락한 리어왕을 중심으로 세 딸 고너릴·리건·코딜리아, 쫓겨나서도 천인광대로 변장해 리어왕을 지키는 충신 켄트 백작, 고너릴과 리건의 갈등을 야기시키는 에드먼드, 그에게 죽음의 위협을 느끼는 에드거 등이 풀어가는 이야기다.

이번 연극에서는 이순재와 이연희가 리어왕과 셋째 딸 코딜리아로 캐스팅됐으며 첫째 딸 고너릴은 소유진·지주연(이하 가나다 순), 둘째 리건은 서송희·오정연이 번갈이 무대에 오른다.

글로스터 백작은 최종률, 그의 적자 에드거는 권해성·박재민, 서자 에드먼드는 박영주, 충신 켄트 백작은 박용수, 고너릴의 남편 올바니 공작은 유태웅, 집사 오스왈드는 김인수·임대일, 리건의 남편 콘월 공작은 염인섭이 연기한다.

번역과 연출을 맡은 이현우 순천향대학교 교수는 이번 ‘리어왕’에 대해 “원작의 충실한 재현”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셰익스피어 본연의 ‘리어왕’ 만들기에 노력 중이라는 이현우 연출은 언니들에게 쫓겨나 비참해진 아버지 리어왕을 구하기 위해 프랑스 대군을 이끌고 영국을 침공하는 코딜리아에 대해 “자기 표현도 제대로 못하는 수동적인 코딜리아는 원작에도 존재하지 않으며 본 공연에도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리어왕’이 쓰여진 1606년, 엘리자베스 여왕에 대한 노스텔지어가 만연하던 사회 분위기를 상징하는 코딜리아를 연기하는 이연희는 바보 광대 역할까지 소화한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