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은퇴 전에 ‘똘똘한 후계자' 키워 남깁시다

조진래 기자,박철중 기자
입력일 2021-08-17 07:00 수정일 2022-05-14 10:45 발행일 2021-08-1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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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훌륭한 후배 키우는 코칭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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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누구에게나 강점이 있다. 자신이 모르는 장점도 많다. 이것을 찾아주고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주변 사람, 특히 직장 상사의 중요한 역할이다. 통상 리더들에게 필요한 능력으로 전문성과 열정, 넓은 시각, 소통 능력과 신뢰감 등을 든다. 은퇴를 앞둔 리더이거나 조직에서 더 큰 일을 도모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자신의 뒤를 이을 쓸 만한 후배들을 만드는 것이 큰 기쁨이 아닐까.

◇ ‘상사 트러블’로 인재 떠나보내서야

직원들이 중도에 회사를 떠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상사와의 트러블, 그리고 불확실한 조직의 미래인데 전자의 경우가 가장 흔하다. <포브스>에 따르면 가장 비호감인 상사는 불분명하고 비논리적인 지시만 내리는 자기중심적 리더다. 직원 발전보다 자신의 안위를 더 중하게 여기기에 변덕도 심하고 당연히 포용력도 없다.

‘이니셔티브’를 쓴 세계적 경영그루 토머스 맬나이트는 “21세기 리더는 ‘일, 꿈과 성공이 실현되도록 만들고 도와주는 존재”라고 정의했다. 이런 리더는 성과 보다는 노력의 과정을 중시한다. 미소와 칭찬이 일상화되어 있고 팀원들의 이름과 얼굴을 모두 기억한다. 화법은 간략하지만 구체적이다. 모르거나 실수한 부분은 쿨하게 인정한다. 조직의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려 하지만 강요보다는 설득이 우선이다.

기업 CEO 출신들이 자신의 경험을 풀어 쓴 ‘경영자 코칭’이란 책을 보면, 리더는 ‘보스’가 아니라 ‘코치’가 되어야 한다. 은퇴를 앞둔 연배라도, 후배 가르치는 데 필요하다면 자신도 코칭 교육을 받아야 한다. 구글의 전 회장 에릭 슈미트마저 “내 인생 최고의 조언은 ‘당신도 코칭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안 그러면 자칫 “나 때는…”이 되어 버린다. 가르칠 것이 옛 경험 밖에 없는데 시대는 달라 졌으니 지금이라도 제대로 가르치는 법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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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 인재 만들기 위한 코칭 원칙

리더의 최고 역할은 팀원들을 성장시키는 것이다. 팀원들을 믿고 그들이 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가르쳐 주어야 한다. 적절하게 권한을 부여하고 규칙을 위임한다. 그들에게 거는 기대도 충분히 전달한다. 위임한 업무는 끝까지 챙기되, 잘못에 대한 책임은 자신이 진다는 각오로 가르쳐야 한다. 무엇보다 칭찬과 인정에 인색해선 안된다. 직장인들이 상사로부터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이 “수고했어”, “잘했어”, “00 씨 밖에 없어” 같은 칭찬이다.

국내 기업 임원들이 실전 체험을 바탕으로 현안에 관해 직접 코칭해 준 책 ‘임원으로 산다는 것’을 보면 인재 육성의 큰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후배를 제대로 키우려면 무엇보다 대상자의 의지가 중요하다. 회사가 자신을 조직적으로 키우려하는 것을 알게 해주어야 한다. 일대 일 면담으로 개인 역량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역량 개발을 진행한다.

조직과 함께 커간다는 마인드를 일깨워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인성이 잘 여물도록 특별 관리해야 한다. ‘일’을 통해 배우도록 유도하면서 실패도 용인하고 그 책임은 함께 진다는 마음을 갖게 해 준다. 권한을 위임할 때는 상호 신뢰 아래 작은 권한부터 단계적으로 나누는 것이 좋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는 기본이다. 평가 기준을 공유해 시비가 없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저자들은 “후배들 키워주다 내가 짐을 싸야 할 상황이 더 빨리 오는 게 아닐까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다. 오히려 더 큰 자리를 위해 능력 있는 후계자 육성이 필요함을 명심하라고 강조한다. 상사와 후배 간 시너지가 나오면 그 역시 조직에서 인정을 받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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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격에 따라 코칭 방법도 달라야

차희연 미래인재개발재단 이사장은 부하 직원의 9개 성격 유형에 따라 각각의 강점을 키워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우선 완벽 추구형이다. 비판과 불평을 잘 들어주며 신뢰감을 보여주는 게 좋다. 실수는 솔직하게 인정하고 일 처리는 공정하게 한다. 둘째, 궂은 일을 마다 않는 유형. 가능하면 공개적으로 칭찬해 주고 혹 비판할 때도 부드럽게 칭찬을 섞는다. 도움에는 꼭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셋째, 인정받고 싶어하는 성격. 일에 대한 비판은 가급적 삼가고 자신감 있는 모습이나 긍정적 사고, 넘치는 에너지를 칭찬한다. 과거 잘못을 들추는 것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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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감성파 후배들에겐 “사교적이 되라”고 강요해선 안된다. 솔직한 소통 아래 독특한 아이디어와 창의력은 높이 평가해 준다. 다섯째, 혼자 몰두하는 스타일은 객관적인 시각을 칭찬해 준다. 직설적이고 간결한 대화가 좋다. 문제가 생겼다고 감정적으로 대처해선 안된다. 여섯째, 충실한 대비형은 정직한 대화가 중요하다. 의심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 아첨이나 지나친 관대함은 관계 진전에 걸림돌이다.

일곱째, 호기심과 재치가 넘치는 후배들에겐 낙천적이고 자발적인 열정을 칭찬한다. 비판할 때도 막다른 것으로 몰면 안된다. 묶어두려 하지 말고 단순 반복적인 일보다는 새로운 일을 준다. 여덟째, 추진력이 넘치는 유형에는 정직한 대화와 명확한 표현이 좋다. 거친 행동이 있더라도 개인적인 공격은 아니니 보이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아홉째, 조화와 끈기파. 결정에 시간이 걸릴 수 있으니 기다려준다. 명령과 강요, 잔소리와 불평은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자칫 겉과 속이 다른 감정을 유발할 수 있으니 유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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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성 있는 ‘형(오빠) 리더십’이 필요한 때

이럴 때 필요한 것이 형(오빠) 또는 삼촌 리더십이다. 혼낼 때 혼내더라도 나중에 조용히 불러 “내가 왜 그렇게 혼을 냈는지 알지? 잘 하라는 격려라고 생각하게”라며 어깨를 두드려주는 리더십이다.

베스트셀러 작가 강원국은 “말 하기의 기본은 ‘배려’과 ‘진정성’”이라고 강조한다. 상사가 아랫 사람의 얘기를 경청하고 그의 입장이 되어 스스로를 낮추고 때로는 져 줄 필요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질책에도 격이 있다”고 말한다. 단순한 상사는 꾸중을 하면서 상대에게 두려움을 느끼게 하지만 참 리더는 문제 해결에 함께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신뢰감을 준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경영그루 호로워츠는 모든 회사가 직원 교육에 올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생산성을 고루 높이고, 일관성 있는 성과관리와 제품의 질 관리가 가능하며 특히 직원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훌륭한 교육 프로그램은 똑똑한 사람들이 최악의 직원이 되는 것을 막아 준다”고 말한다. 상사는 10%만 얘기하고 90%는 들으라고 조언한다. 그러면 최고의 아이디어,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 가장 심각한 개인적 사정 등이 해결될 수 있다고 말한다.

조진래·박철중 기자 jjr8954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