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코멘트] ‘지옥의 타바타 100분’ 뮤지컬 ‘판’ 배우들의 간절함 “올해는 더 즐겁고 유쾌하시길!”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21-07-27 18:15 수정일 2021-07-27 22:38 발행일 2021-07-2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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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판’(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

“세번의 공통점은 정말 힘들다는 겁니다. ‘지옥의 타바타 100분’ 그것이 뮤지컬 ‘판’입니다.”

세 시즌에 걸쳐 뮤지컬 ‘판’(7월 27~9월 22일 국립정동극장) 매설방 주인 춘섬으로 분하고 있는 최유하는 작품에 대해 “지옥의 타바타 100분”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배우들이 연기 외에 해야할 것도, 맞춰야할 것도 많은 작품이다.

뮤지컬 ‘판’은 2015년 CJ문화재단 지원프로그램인 CJ크리에이티브마인즈 선정작으로 2017년 CJ문화재단 스테이지업 기획공연에 이어 2017년, 2018년 무대에 오르며 국립정동극장 레퍼토리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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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판’(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

지난해 공연예정이었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순연된 뮤지컬 ‘판’은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이야기를 전하는 조선 후기의 직업적인 낭독가 전기수, 유기전과 주막을 가장한 세책가와 매설방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극이다.

양주별산대의 꼭두각시놀음, 솟대쟁이 놀이, 줄타기, 가면극, 타령 및 판소리, 산받이(극을 이끌어가는 연희자) 등 우리 전통 연희로 꾸린 신명나는 풍자극이다.

공부나 세상일에는 도통 관심이 없던 양반가 자재 달수(김지철·류제윤,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가 조선 제일의 전기수 호태(김지훈·원종환), 글쓰기를 꿈꾸는 이덕(박란주·최수진), 매설방 주인 춘섬(최유하·김아영) 등을 만나면서 성장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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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판’(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
달수 역의 김지철과 류제윤, 호태 김지훈과 원종환, 이덕 박란주와 최수진, 춘섬 최유하와 김아영을 비롯해 산받이 최영석, 분이 임소라·김지혜, 사또 류경환·이경욱 등 모든 출연진이 연기 뿐 아니라 놀이꾼으로도 분한다.

뮤지컬 ‘판의 리딩부터 함께 했던 호태 김지훈, 분이 임소라와 네 번째 달수로 함께 하는 김지철, 세 번째 춘섬으로 돌아온 최유하 그리고 달수 류제윤, 춘섬 김아영, 산받이 최영석이 ‘브릿지경제’에 3년만에 돌아온 소감을 전했다. 더불어 이덕으로 새로 합류한 최수진은 캐릭터에 대한 분석과 가장 좋아하는 넘버를 전해왔다.

리딩부터 호태 김지훈 “코로나19도 물러갈 만큼 신명나고 흥겹게!”“처음 했을 때보다 체력이 떨어진 게 느껴집니다. 때문에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좀 더 노력을 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분들이 지쳐있을 이 때에 조금이나마 힘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그래서 더 신명나게, 더 흥겹게 공연하고 싶습니다.” 리딩부터 분이 임소라 “케미스트리가 팡팡!”“배우의 조합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케미스트리와 볼거리가 생기는 게 ‘판’의 매력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이번 시즌은 전 배역이 더블캐스팅인만큼 다양한 케미스트리가 팡팡일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한  ‘판’ 중 ‘가장 재미있고 즐겁게 임해보자’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네 번째 달수 김지철 “한 ‘판’ 놀고 가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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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판’ 중 달수 역의 김지철(왼쪽)과 류제윤(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

“처음 ‘판’을 했을 때 공연을 보고 관객분들이 즐겁고 유쾌하게 집으로 돌아가시길 바랐습니다. 그리고 2번째, 3번째, 4번째,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니 더 소망합니다. 개인의 캐릭터에 집중해서 보시기보단 같이 힘든 시국에 한 ‘판’ 놀고 가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더욱 커집니다. 더더욱 더 간절해지네요^^ 모두, 하나같이 열심히 하겠습니다!! 같이 한판 놀아봐요!”두 번째 달수 류제윤 “동료들과 함께 기존의 장점은 유지하면서 인물들의 관계나 서사에 좀 더 집중하며 연습했습니다.”세 번째 춘섬 최유하 “진짜 이야기패처럼, 늘 설레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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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판’(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

“이번이 세 번째 ‘판’ 참여입니다. 처음엔 만드느라 힘들었고 즐기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장대나 탈, 새, 책 등 정말 많은 소품들이 각자 자기 자리에 있어야하고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해서 의외로 굉장히 과학적이고 수학적인 작품이거든요.(웃음) 그래서 서로 전혀 친해지지도 못했어요. 2018년 두 번째로 할 때에야 서로 좀 알아가고 즐기며 할 수 있었습니다. 진짜 이야기 패가 된 기분이었어요. 지금은 새로운 캐스트들이 한번 더 리프레시해주고 달라진 부분들을 익히면서 또 새롭게 준비했습니다. 다른 마음으로 설레네요.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더 잘 보여드리고 싶고요.”

두 번째 춘섬 김아영 “더 커진 애정으로 ‘서사’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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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판’(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

“저번 시즌엔 초연 멤버 캐스트에 저만 새로 투입됐었습니다. 보시면 아시다시피 ‘판’에 워낙 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인형극, 무대 전환, 카혼 연주 등) 저번 시즌엔 ‘미션 클리어’하듯이 모든 것을 해내야 했어요. 기존 멤버들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좀 컸죠. 이번엔 훨씬 더 큰 그림을 보고 춘섬이란 캐릭터의 서사와 ‘판’ 자체의 서사에 대해 생각하고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더 생긴 것 같아요. 그만큼 애정도 훨씬 더 크게 생겼고요. 더 깊게 표현해 볼게요.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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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판’ 중 새로 합류한 이덕 역의 최수진(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
새로운 덕이 최수진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덕이의 ‘그런 이야기’”“덕이는 필사를 주로 하고 있지만 글을 좋아하는 인물이에요. 언젠가는 자신의 생각으로 자신이 보는 세상과 이야기를 직접 쓰고 싶어하는 인물이죠. 자기 발로 매설방에 들어가 춘섬과 함께 일하고 있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인물인 것 같아요. 그에 제일 잘 맞는 장면은 마지막 ‘그런 이야기(패관소설 금지 rep.)’가 아닐까 싶어요. 다 타버린 소설책을 들고 뒷이야기는 자기가 써보겠다고 나서죠. 윗사람들이 천시하고 만만히 보았던 그 소설이 언젠가 세상에서 인정받는 꿈을 갖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 같아요.” 산받이 최영석 “다시 태어나게 해준 뮤지컬 ‘판’!” “뮤지컬 ‘판’ 참여 전에는 음악극의 음악감독 일과 더불어 산받이 역할을 활용한 연극의 산받이로 출연하는 작업을 많이 해왔습니다. 그러던 중 초연 당시의 뮤지컬 ‘판’을 만났죠. 뮤지컬 작업은 처음이었어요. 뮤지컬에서의 산받이는 또 다른 차원의 역할이었죠. ‘다시는 뮤지컬을 하지 않으리라’ 다짐할 정도로 어려운 작업이었어요. 초연을 준비하는 중에 치아 여러 개가 망가질 정도였죠. 그러나 초연을 무사히 마친 후부터는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개인적인 어려움을 견뎠다는 기쁨도 있지만 뮤지컬에서도 산받이라는 역할이 가능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려준 장본인이 됐다는 자부심이 들었거든요. 뮤지컬 ‘판’은 저에게는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해준 작품’입니다. 앞으로 뮤지컬, 연극 어떤 작업을 하든 뮤지컬 ‘판’의 경험은 소중한 자산이 될 것 같아요. 3년 만에 다시 공연하게 됐습니다. 3년 전의 나와 오늘의 내가 똑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 가장 두려워요. 코로나19로 연습 과정이 매우 열악하기도 했죠. 그러나 그것을 핑계로 3년 전을 그대로 재현하는 내가 된다면 자괴감이 들 것 같아요. 2021년 뮤지컬 ‘판’에 맞는 새로운 산받이가 되도록 2021년 9월 5일 마지막 공연까지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