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산소 대란'…군부정권, 산소통 구하려는 시민에 총격

김세희 기자
입력일 2021-07-14 14:42 수정일 2021-07-14 14:42 발행일 2021-07-1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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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환자들 치료를 위한 산소통 위로 쓰인 ‘우리는 숨 쉴 수 없다’ 문구 (사진=SNS 캡처)

쿠데타로 군부가 정권을 잡은 미얀마에서 코로나19 감염자 폭증으로 ‘산소 대란’이 벌어졌다.

14일 미지마 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틀 전 최대 도시 양곤의 한 산소 공장 앞에서 산소통 충전을 위해 줄 서 있던 시민들을 해산하기 위해 미얀마군은 총탄 여러 발을 공중에 발사했다.

이 매체는 목격자들을 인용, 산소통을 오토바이에 싣고 달아나던 이를 향해 군인들이 총을 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 목격자는 “군인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도착한 뒤 네 발을 (공중에) 쏘고 이후 다시 두 발을 쐈다”고 증언했다.

코로나19 폭증으로 의료용 산소 수요가 급증하자 최근 미얀마 군사정권은 최근 개인에 대한 산소 공급 통제에 나섰다. 현재 군사정권은 “산소 배급은 국가의 관리 감독을 받아야 한다”며 본인들이 운영하는 병원과 치료센터에만 산소를 공급하도록 하고 있다.

SNS에는 군부가 반 쿠데타 세력을 진압하기 위해 산소를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미얀마에서는 군사정부가 민간인에 대한 고문과 학살을 멈추지 않고 있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13일까지 군부 쿠데타 이후 군경에 의해 사망한 인원은 906명, 구금된 인원은 5천23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김세희 기자 popparro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