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사람 향기나는 전통시장의 현대화 변신

김미경 은평구청장
입력일 2021-06-29 18:00 수정일 2021-06-29 18:00 발행일 2021-06-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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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김미경 은평구청장
김미경 은평구청장
김미경 은평구청장(사진제공=은평구)

시장은 주민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시대의 애환, 트렌드가 깃든 곳이다. 사람들이 만나 사는 이야기와 정을 나누는 시장은 젊은 인재들의 유입으로 가능성과 꿈이 깃든 공간으로 거듭나기도 한다. 삼각산(북한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가 내를 이룬 곳이 서울시 은평구 소재의 ‘연신내’다. 이 지명은 1623년 서인들이 광해군을 몰아내기 위해 일으킨 인조 반정에서 기인한다. 반정군의 한명인 이서의 지원군이 늦게 도착해 ‘지각한 이서’를 임금이 늦게 만났다 해 ‘연신’(延臣)이라 이름 붙여졌다는 설도 있다.

이 연신내에 자리잡은 연서시장에 가서 고사리, 양지, 홍어삼합, 김이 모락모락 나는 모듬전, 빈대떡 등 인심 넉넉한 상인들이 내어 놓은 푸짐한 음식을 먹다보면 진한 인간미를 느끼게 된다. 이 연서시장을 비롯한 은평의 전통시장이 현대화 되고 있다.

은평의 전통시장은 깨끗한 위생과 철저한 방역으로 상인들과 손님들의 만족도가 높다. 이는 구가 전통시장 위생청결 과제의 일환으로 세스코존을 구축하고 상인들이 친절한 서비스로 고객들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다.

최근 맛집을 선호하는 고객들의 트렌드에도 부합하고 있다. 배달앱을 통한 배달 서비스가 바로 그 것이다. 구가 온라인 장보기와 배송서비스를 지원하기에 대조시장과 연서시장의 먹거리 점포 상인들은 배달업체를 이용해 매출에 큰 도움을 받는다. 고객들로서는 배달서비스를 이용해 편리한 장보기 환경이 마련된다.

연서시장
연서시장(사진제공=은평구)

구는 전통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인교육, 경영자문을 위한 시장경영 바우처지원 사업 공모에도 선정돼 4개소(대조시장, 대림시장, 대림골목시장, 증산종합시장)에 시장별 특색에 맞는 마케팅 지원과 상인을 위한 이론 및 실습교육, 일반 경영자문 등을 시행하고 있다.

전통시장 현대화를 위해서는 재정이 중요한데 재정자립도가 낮은 은평구의 경우는 예산이 부족한 편이다. 하지만 은평은 전통시장 현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각종 공모를 통한 적극행정을 통해 국비와 시비 예산을 확보했다. 또 재정이 어려운 가운데 일부 구비도 투입해 전통시장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대림시장 역시 특성화시장으로 발돋움하기 위하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첫걸음 사업 컨설팅을 오는 9월부터 전액 국비로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전통시장내 젊은 이용고객의 편의를 위해서 영유아 돌봄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아이조아 돌봄 나눔터’란 제목의 비대면 프로그램으로 종이접기, 색칠하기와 퍼즐 등을 통해 아이와 함께 장보기에 나서는 부모들을 위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연서시장
연서시장(사진제공=은평구)

전통시장의 활력을 위한 청년상인도 육성 중이다. 청년상인 정착을 위해 임대료의 50% 및 교육과 컨설팅 지원과 영업 극대화를 위한 유통 전문 매니저 지원 등으로 청년상인을 뒷받침하고 있다. 구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위축된 내수 시장을 살리기 위한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인 동행세일 이벤트도 여는 등 시장활성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전통시장이 변화하는 만큼 주민들도 좀더 많이 이용하고 성원을 주었으면 한다. 전통시장은 사람사는 향기가 난다. 주민들은 신선한 농산물과 과일도 저렴하게 살 수 있으면서도 콘텐츠와 스토리가 있는 전통시장에서 또 다른 삶의 재미를 느껴 보자.

김미경 은평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