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올해 통화정책 정상화”…'못박은' 기준금리 인상

유혜진 기자
입력일 2021-06-24 13:39 수정일 2021-06-24 15:28 발행일 2021-06-2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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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연내’ 못박아…“금융불균형 대응”
10월 0.25%p, 내년초 0.25%p 인상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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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물가 안정 목표 운영 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기준금리 올리겠다고 사실상 못박았다.

이 총재는 24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물가 안정 목표 운영 상황 설명회에서 “올해 늦지 않은 시점에 통화정책(금리수준)을 질서 있게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인상’이라고 구체적으로 시점을 밝힌 점이 의미가 크다.

지난 11일 한은 창립 71주년 기념사에서는 “하반기 이후 역점 사항”이라고만 했을 뿐이다. 지난달 27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하고서는 “경제 상황에 따라 연내 인상 여부가 달려 있다”고 했다. 당시 통화정책결정 회의에서 금통위원 7명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상당수가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낮은 기준금리를 점차 정상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한은은 물가보다 금융 불균형이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집값이 뛰어서 가계 빚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요즘 자산시장으로 자금이 쏠리고 있다”며 “가계부채도 여전히 급증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금융 불균형이 그야말로 쌓이고 있다”며 “이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조정할 필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은의 책무가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이지만, 금융 불균형에 대한 대응도 소홀히 하면 반드시 시간을 두고 경기와 물가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한은이 지금 물가뿐 아니라 금융 안정, 금융 불균형 상황을 지켜보며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게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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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오는 10월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고, 내년 초 0.25%포인트 더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이 총재는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등으로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는데 완화적 통화정책이 바뀌면 엇박자 아니냐”는 질문에 “통화·재정정책 조화가 반드시 똑같은 방향, 비슷한 강도로 운영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경기가 뚜렷하게 살아나기 때문에 통화정책으로 저금리 장기화의 부작용을 없애고, 재정정책은 취약 부문을 집중적으로 돕는 것이 상호보완적인 정책 조합”이라고 주장했다.

경기가 빠르게 회복하는 데 미뤄보면 올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안팎에서 움직일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최근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린 국제유가와 농·축산물 가격이 주춤해지는 내년에는 1%대 중반으로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