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는 어떻게 코로나 위기를 극복했을까?

유혜진 기자
입력일 2021-06-13 12:22 수정일 2021-06-13 12:24 발행일 2021-06-1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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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해외경제포커스
“디지털 전환해 생산성 향상”
캡처
나이키 홈페이지에 올라온 ‘나이키 런 클럽(Nike Run Club)’ 소개 화면

# 미국 스포츠용품 판매 업체 나이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퍼지기 시작하자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2월 중국에 있는 매장 절반이 문을 닫고, 3월에는 미국의 모든 매장을 폐쇄해야 했다. 코로나19가 퍼진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는 63억1000만 달러로, 37.6% 줄었다. 그런데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매출은 전 분기보다 67.7% 급증했다.

나이키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한 힘이 무엇일까. 한국은행은 13일 ‘해외경제포커스-디지털 전환이 생산성 및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이 사례를 소개했다. 디지털 전환 덕에 나이키가 성공했다는 평가다.

나이키는 판매망을 여러 가지로 확대했다. 직영이든 대행이든 오프라인 매장에 치우쳤던 데에서 전자상거래처럼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는 유통망을 늘렸다. 야외 활동이 막힌 대신 집에서 소비자들이 나이키 제품으로 운동하도록 했다.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운동을 독려했다. 전문가 없이도 소비자가 스스로 운동할 수 있도록 ‘나이키 런 클럽(Nike Run Club)’이라는 모바일 앱도 만들었다.

이처럼 디지털 전환은 생산·유통 시간을 아끼고 재고 부담을 덜어준다. 특정 산업에 디지털 기술을 도입한 기업 비중이 10%포인트 늘어날 때 회사 생산성 증가율은 1~2%포인트 높아진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소비자에게도 유리한 면이 있다. 디지털 이용자가 늘면 후기 및 평점 신뢰도가 높아진다. 회사 측이 빠르게 대응하는 효과도 생긴다.

원격 업무를 하면 근무 공간이 상관없기 때문에 노동력이 남아도는 일도 줄어든다. 코로나19가 대유행했지만 재택 근무할 수 있는 산업에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재택 근무 못하는 업종보다 적다고 한은은 전했다.

그러나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신동수 한은 미국유럽경제팀 과장은 “기술이 노동을 대체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실업이 대거 발생할 수 있다”며 “노동자 숙련도별, 기업 규모별 격차가 심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