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일 한은 71주년 기념사…금리 인상 신호 주나

유혜진 기자
입력일 2021-06-08 16:04 수정일 2021-06-08 16:22 발행일 2021-06-0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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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한은 71주년 창립기념일
11일 기념사에 금리 인상 언급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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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오는 12일 한국은행이 창립 71주년을 맞는다. 금융권은 이주열 한은 총재가 전날 내놓을 기념사에서 ‘뜨거운 감자’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된 의미있는 발언을 할지 지켜보고 있다. 지난해 창립기념일에 한은은 “우리 경제가 회복할 때까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은은 지난달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연 0.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지만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정해졌고, 시간 문제라는 괸측이 한은 안팎에서 나온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8일 이와 관련 “통화정책이 정상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한은이 경제 상황 전개라는 단서를 두기는 했지만, 금리 정상화 필요성과 신호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을 고민하고 있다. 이 총재는 5월 금통위 회의를 끝내고 “시장에 신호를 줘야 하느냐는 의견이 있다”며 “금통위에서도 이와 관련해 많이 논의했다”고 전했다. 또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인상할지는 경제 상황에 달려있다”며 “그야말로 적절한 시점에, 서두르지 않아야 하겠지만 시기를 놓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가 그동안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꺼렸던 데 비추면 이례적인 공개였다.

특히 미국보다 먼저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얘기도 했다. 이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은 국내 금융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도 “기본적으로 우리는 국내 여건에 맞춰서 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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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금융권 관계자들은 이처럼 한은이 시장과 소통해갈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기준금리를 올릴 시점은 내년 하반기로 보고 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 한은 총재 임기가 끝나고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며 “굵직한 일들을 감안하면 그 전에 기조를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감염병으로 인한 경제 위기에 일관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한은 총재가 임기 끝나기 직전에 (제로금리에서의) 첫 변경하기는 쉽지 않은 결정”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시기상조”라고 내다봤다. 백 연구원도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 유연한 시각을 유지한다”면서도 “경제 상황과 한은 총재 임기 및 대선 등 일정을 고려하면 한은의 기준금리 첫 인상 시기는 내년 하반기가 유력하다”고 판단했다.

한국 경제가 완전한 탄력을 받았는지도 지켜봐야 한다. 김 연구원은 “내년 2분기는 경제지표의 역기저효과가 가장 커지는 시기”라며 “이를 제외하고도 경제가 의미있게 회복할 수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