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發 코로나19 '쓰나미' 산업계 전체로 밀려오나

한장희 기자
입력일 2021-06-01 15:13 수정일 2021-06-09 15:02 발행일 2021-06-0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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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 이동제한 조치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가전공장 셧다운 위기
코로나19 확산에 입국 일시 중단된 베트남 하노이 공항
지난 4월 1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텅 빈 노이바이 공항 내부를 청소부 두 명이 걷고 있다. 베트남에서 코로나19 4차 유행이 확산함에 따라 수도 하노이를 통한 입국이 일시 중단됐다. 코로나19 예방 및 통제 국가지도위원회와 교통부는 이날부터 오는 7일까지 노이바이 공항을 통한 국제선 입국을 일시 중지했다. (연합뉴스)

베트남발 코로나 확산세로 가전업체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비상국면에 들어갔다. 베트남에서 인도 변이와 영국 변이가 혼합된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을 피해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옮긴 기업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베트남 지역감염자가 다시 재확산 추세에 놓이면서 베트남 보건당국이 방역을 위해 이동 제한 조치를 내리면서 베트남 내 한국 기업들의 공장이 가동 중단 위기를 맡게 된 것이다.

1일 현지 매체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의 절반가량을 생산하는 공장이 있는 베트남 박닌성은 2일부터 지역 내 근로자들의 출·퇴근을 중단하는 조치를 시행한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역 내 확산을 막기 위해 박닌성 정부의 방역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고 베트남 법인 차원에서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면서도 “생산 차질 등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이동제한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삼성전자는 공장 내 기숙사를 비롯해 임시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인근 숙박 시설을 확보해 직원들을 머무르게 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직원들의 숫자가 2만여명에 달해 당장 직원들의 거처 마련에 애로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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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TV 등 가전을 생산하는 호찌민 법인은 박닌성처럼 상황이 급박한 상황은 아니지만 확산세가 심해지는 만큼 주 정부의 지침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LG전자는 하이퐁에서 가전과 모바일, 전장 등의 생산라인을 가동 중인데 박닌성 거주자들도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LG전자도 이동제한 지역에 사는 직원들이 공장 인근에서 출·퇴근 할 수 있도록 숙비를 지원키로 했다.

애플의 아이패드와 맥북, 에어팟을 각각 위탁생산하는 폭스콘과 럭스셰어는 최근 베트남 박장성에 있는 공장의 문을 지방정부의 명령에 따라 닫았다.

수도인 하노이도 사실상 셧다운(폐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타 지역으로 확산이 심화된다면 전자업계를 필두로 섬유·유통업계 등에도 영향을 주면서 한국 산업 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베트남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일제히 기업들을 대상으로 백신을 사달라고 요청하고 나서 가뜩이나 힘든 기업들의 고충이 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현지에서 생산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당국의 지침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한장희 기자 mr.han77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