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의 착시현상… 실물경제와 시총간 비중 괴리도 커

유혜진 기자
입력일 2021-05-31 14:27 수정일 2021-05-31 14:34 발행일 2021-06-0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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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처

국내 제조업이 실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보다는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2배 정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식시장 시총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5∼2020년 평균 68.6%인데, 실물경제에서는 제조업의 부가가치 비중이 36.3%밖에 안 된다. 실물경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은 서비스업으로, 51.4%에 이른다. 서비스업 시총 비중은 27.3%에 그친다. 고용 비중을 따지면 서비스업(67.3%)과 제조업(18.6%)은 차이는 더 많이 벌어진다.

지난 1분기 코스피는 코로나19가 퍼지기 전인 2019년 4분기보다 45.2% 올랐지만,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은 0.4% 늘어나는 데 그쳤고 고용과 서비스업 GDP는 오히려 1.5%, 1% 줄었다. 한은은 이처럼 제조업 시총 비중이 너무 크기 때문에 서비스업을 포함한 전체 산업의 부가가치나 고용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도환 한은 거시재정팀 과장은 “실물경제 충격을 주식시장이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며 “주식시장에 제조업 대기업의 시총 비중이 실제 부가가치 비중보다 훨씬 크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코로나19처럼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다른 영향을 주는 일이 또 일어나면 주식시장과 실물경제 양상이 또 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과장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내수·서비스업보다 수출·제조업 위주”라며 “대외 충격에 취약하다”고 우려했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