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성장률 4% 기대…1%P 상향”

유혜진 기자
입력일 2021-05-27 15:51 수정일 2021-05-27 17:28 발행일 2021-05-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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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009년 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 상향
코로나19 백신 효과…수출 호조에 내수도 회복세
20210527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_사진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한국은행이 27일 수정 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 한국 경제가 지난해보다 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월 25일 3%로 전망했던 것보다 1%포인트 높은 값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전 세계 경기가 살아나면서 수출과 설비투자 환경이 좋다”며 “민간소비 상황도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이 이처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한번에 1%포인트나 높인 것은 약 12년 만이다. 전 세계적으로 금융위기를 겪은 직후인 2009년 말 성장률을 전망할 때 1%포인트 끌어올린 바 있다. 그때 역시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고 1년 지난 시점이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1년 지난 시점에 생각보다 빠르게 경제 충격이 회복돼 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조정했었다”며 “이번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퍼지고 1년 지나면서 충격이 회복돼 이렇게 높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한번에 1%포인트 상향하는 게 흔한 일은 아니다”라며 “경제 위기가 온 다음에 일어나곤 한다”고 강조했다.

수출이 잘 되는데다 지난 3월 말 국회에서 통과된 추가경정예산 같은 재정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한은은 기대했다. 15조원 규모 추경이 올해 성장률을 0.1∼0.2%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코로나19 백신도 한 몫 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백신 관련 불확실성이 지난 전망보다 줄어든 것 같다”며 “보건당국의 백신 접종 일정을 고려하면 하반기에는 감염병이 경제 활동을 크게 제약하지 않을 정도로 진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월에는 국내에서 백신 접종 속도가 느리다고 한은은 진단한 바 있다. 올해 초 고령층과 의료진부터 코로나19 예방주사를 맞기 시작해 하반기에는 일반인도 본격적으로 예방주사를 맞을 예정이다. 정부는 오는 11월 집단면역을 목표로 잡은 상태다.

한은은 올 2·3·4분기에 전 분기보다 각각 0.7~0.8%씩 경제 규모가 커지면 이날 제시한 연간 경제 성장률 4%를 달성할 수 있다고 계산했다. 지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1.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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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2.5%에서 3%로 0.5%포인트 올려 잡았다. 김 국장은 “올해 국내외 경기가 좋아지는 흐름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올 하반기 국내에도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확대될 예정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또한 1.3%에서 1.8%로 상향했다. 내년 상승률은 1.4% 그대로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반기 2% 안팎에서 움직이고, 내년에는 기저효과가 비교적 줄면서 1%대 중반을 나타낼 것”이라며 “최근 물가를 끌어올리는 게 유가와 농축산물인데 그런 공급 측 영향이 내년에는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경기가 개선되면서 수요 압력을 나타내는 근원물가상승률은 내년에도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