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지구의 무명 싱어송라이터와 외계행성 슈퍼스타, 그 기로에 선 뮤지컬 ‘우주대스타’

허미선 기자
입력일 2021-05-26 19:00 수정일 2021-05-26 19:00 발행일 2021-05-2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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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Board] 뮤지컬 '우주대스타'
뮤지컬 우주대스타
뮤지컬 ‘우주대스타’(사진제공=별들의고향)
어느 날 초록 장갑을 낀 정체불명의 외계 생명체가 “네가 이미 슈퍼스타인 곳으로 가자”는 뿌리치기 힘든 제안을 해온다. 그러기 위해서는 살고 있는 지구가 아닌 외계 행성으로 가야 한다.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갈림길이 펼쳐진다면. 
그 상상에서 시작한 뮤지컬 ‘우주대스타’(6월 13일 CJ아지트 대학로)는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 있을 법한 선택의 갈림길에 선 싱어송라이터 노바(김순택)의 이야기다. 유명하지도, 그렇다고 아예 이름이 없는 것도 아닌 싱어송라이터 노바는 오너(정선기)가 운영하는 라이브펍 스타더스크(Stardust)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반지하 방에서 살고 있다.  
나이는 벌써 마흔, 무대에서 노래를 부른 지도 13년이지만 아픈 엄마에게 치료비조차 선뜻 내놓지 못하는 형편이다. 열정은 여전하지만 점점 미안한 감정이 더 커지는 뮤지션의 삶을 영위하던 때 자신을 외계요원 ‘O126’(영오)이라고 소개한 남자가 믿기지 않지만 따라나서고 싶게 만드는 제안을 해온다.
뮤지컬 우주대스타
뮤지컬 ‘우주대스타’(사진제공=별들의고향)

49광년이나 떨어진 별에서 엄청난 난관을 뚫고 노바를 캐스팅하기 위해 왔다는 초록장갑의 그는 “우주에서 당신은 이미 슈퍼스타”라며 자신과 함께 가 수많은 우주팬들의 환호를 한몸에 받으라고 설득한다. 

‘우주대스타’는 믿을 수는 없지만 상상하던 성공한 아티스트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제안에 갈등하는 노바와 그런 노바를 끈질기게 설득하는 외계요원 O126이 관객과 호흡하는 콘서트 형식의 뮤지컬이다.

CJ문화재단 ‘2021 스테이지업 공간지원사업’ 선정작으로 ‘마마돈크라이’ ‘해적’ ‘알렉산더’ ‘최후진술’ ‘귀환’ ‘신흥무관학교’ ‘트레이스 유’ 등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박정아 작곡가·음악감독과 ‘미드나잇’ ‘비아 에어 메일’ ‘송 오브 더 다크’ ‘아가사’ ‘리타’ 등의 한지안 작가·연출이 의기투합했다. 
8일부터 3일간 복합문화공간에무 팡타개라지에서 열린 특별공연에 함께 했던 노바 역의 김순택, O126 영오, 오너 정선기가 원캐스트로 무대에 오른다. 
장기화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종식과 다시 얼굴을 맞대고 노래할 수 있는 휴먼터치 시대를 소원하는 뮤지컬로 지난해 겨울부터 유튜브채널 ‘박정아’s PREVIEW’에 선공개된 7개 음원과 16개의 숏폼 콘텐츠로 주목받은 작품이다. 
노바 역의 배우가 5인조 우주인밴드(드럼, 베이스, 기타, 선반)의 라이브 연주에 맞춰 직접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하는 ‘우주대스타’는 온라인 콘텐츠 영상과 오프라인 공연이 연결되는 투트랙 세계관을 가진 신개념 뮤지컬이다.
뮤지컬 우주대스타
뮤지컬 ‘우주대스타’(사진제공=별들의고향)
반지하방의 비루한 예술가로 살지만 꿈과 자신의 삶이 있는 지구 그리고 ‘슈퍼스타’를 향한 추앙과 환호성이 있는 우주. “네 분야의 최고가 되게 해줄게!”굳이 예술가나 뮤지션이 아니더라도 누구에게나 찾아올지 모를, 노바가 맞닥뜨린 갈림길에 선다면? 뮤지컬 ‘우주대스타’ 박신혜 제작PD의 전언처럼 스스로를 대입해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게 하는 극의 여운도 꽤 의미심장하다.
“지금 여기, 삶을 버티는 사람들을 위한 극이에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꿈을 이루지 못해도 괜찮다’ ‘현재를 소중히 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죠!”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