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지구를 지키는 '클린 에너지'… 친환경 바람 거세다

윤인경 기자
입력일 2021-05-26 07:00 수정일 2021-06-12 10:45 발행일 2021-05-2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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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 개선 나선 발전공기업…신재생에너지 투자 키운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흐름에 따라 국내 발전 공기업들도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기후 정상회의에서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신규 해외 석탄발전 사업에 대한 공적 금융 지원 중단과 국내 추가 석탄발전소 허가 금지 등을 거론하면서 석탄발전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여기에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발전사들의 신재생에너지 의무 발전 비율(RPS)을 2배 이상 늘리기로 하면서 발전사들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RPS 상한을 10%에서 25%로 확대하는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공포, 오는 10월 21일부터 시행한다.

정부의 탈석탄 정책 기조가 강화되면서 국내 발전 공기업들은 국내외 할 것 없이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위한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지난달 일제히 취임식을 한 발전 공기업 5곳의 신임 사장들은 모두 에너지 전환에 대한 대응책으로 새 먹거리 모색,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 등을 강조했다. 석탄화력발전 사업의 설 자리가 줄어들면서 지속가능한 사업구조 확보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전력공기업인 한국전력은 6개 발전자회사들과 함께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친환경 전력 생산으로 전환하기 위해 ‘전력그룹사 RE3020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41.2GW 구축을 목표로 대규모 해상풍력과 태양광사업 개발을 추진, 기후 위기 극복과 전력 분야 탄소 감축에 앞장서겠다는 목표다.

한전은 현재 전남 신안 1.5GW, 전북 서남권 1.2GW 등 총 2.7GW 규모의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국내 해상풍력 관련 43개 기업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해상풍력 산업 활성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해외 신재생 사업 확대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19년에 준공한 89.1MW 규모의 요르단 푸제이즈 풍력발전소는 한전이 지분 100%를 투자해 사업 개발단계부터 발전소 건설과 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을 단독으로 진행한 사업이다. 이외에도 멕시코 태양광(294MW)과 미국 괌 태양광(60MW)을 건설 중이다. 해외 가스복합 발전소로는 필리핀 일리한(1200㎿), 요르단 알카트라나(373㎿), 멕시코 노르떼2(433㎿), 아랍에미리트(UAE) 슈웨이핫S3(1600㎿) 등 다수를 운영 중이다.

발전공기업들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신재생에너지로의 체질 개선에 나섰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

한전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이기 위해 발전산업에 직접 참여하고자 하지만, 현행법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한전 등 시장형 공기업에 두 종류 이상의 전기사업을 허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전기사업법 일부개정안이 현재 국회 소위원회에서 심사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총 발전량에서 석탄 발전량이 차지하는 기준은 36%로 가장 높다. 반면 같은 기간 신재생에너지는 6%, 풍력·태양광 발전은 3.8%에 그쳤다. 이에 한전의 5개 발전자회사도 LNG와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서발전은 사업비 약 1조원을 투입해 충북 음성군에 LNG 복합 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신재생 및 수소 산업에 2025년까지 약 7조461억원을 투자하는 ‘동서발전형 뉴딜 종합 계획’도 지난해 확정했다. 동서발전은 당진에코태양광, 세계 최대의 연료전지 발전소인 대산수소연료전지(50㎿급), 국내 풍력 1호 주민참여형 사업인 태백가덕산풍력(43.2㎿)을 준공한 데 이어 동해가스전 인근에 200MW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사업에 참여하는 등 친환경 전력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남부발전 정암풍력단지 전경. (사진제공=한국남부발전)

서부발전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25% 달성을 위한 ‘신재생 3025 로드맵’을 수립했다.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 611만2000㎾를 달성하고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설비 비중을 78%까지 확대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9조3000억원을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확충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서부발전은 장흥풍력(18MW), 합천댐수상태양광(40MW), 이원호수상태양광(45MW), 새만금육상태양광(99MW) 등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사업과 국내 최대 규모인 경기 안산 시화호 수상태양광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중부발전은 해외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선두 주자로 나서고 있다. 한화에너지와 공동으로 스페인 까스띠야 라 만차에 150MW 규모의 태양광을 건설한다. 중부발전은 지난해 전력그룹사 최초로 스페인에 진출, 프리메라 태양광 사업을 통해 스페인 3개 지역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해 30년 동안 운영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와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중부발전은 총 사업비 2000억원 규모의 텍사스주 콘초밸리 태양광발전소(60㎿급)의 건설과 운영을 맡을 예정이다. 앞서 중부발전은 지난해 말 텍사스주에서 130㎿의 엘라라 태양광 발전 사업을 확보한 바 있다.

국내 기업 최초로 탄소중립을 선언한 남동발전 역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2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신재생에너지에만 약 820억원을 투자해 고흥호·해창만 수상태양광과 새만금 육상태양광 등 대규모 태양광발전 사업과 더불어 벼농사와 전력 생산을 병행하는 영농형 태양광도 활발하게 개발하고 있다. 국내 최초 상업용 해상풍력단지인 탐라해상풍력발전에 이어 4GW 규모의 해상풍력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남부발전은 ‘국산 풍력 100기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풍력발전 생태계에 앞장서고 있다. 국내 풍력 기자재·시공사와 순수 우리 기술로 풍력발전 100기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태백(18㎿), 창죽(16㎿), 평창(30㎿) 국산풍력단지에 이어 정암풍력단지 준공에 성공함에 따라 총 96.2㎿(46기) 규모 국산풍력단지 건설을 완료했다. 남부발전은 청사해상풍력(40MW)과 대정해상풍력(100MW)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4조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윤인경 기자 ikfree1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