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유관기관 직원 연봉 1억 넘어…거래소 등

유혜진 기자
입력일 2021-05-16 13:27 수정일 2021-05-16 13:27 발행일 2021-05-1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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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공매도 상황 점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공매도 모니터링센터에서 직원들이 공매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

증권 유관기관의 직원 평균 연봉이 모두 1억원을 넘었다.

16일 한국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한국증권금융·코스콤의 2020년도 사업보고서 등 공시에 따르면 이들 기관 중 거래소의 직원 평균 보수가 지난해 1억1500만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증권금융 1억1200만원, 예탁원 1억1100만원, 코스콤 1억900만원이다.

이는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공개된 지난해 350개 전체 공공기관의 정규직 1인당 평균 보수(6931만9000원)를 60%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직원 평균 보수 1위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1억1724만9000원), 2위 한국투자공사(KIC·1억1423만5000원), 3위 한국과학기술원(KAIST·1억1263만6000원), 4위 한국산업은행(1억1199만9000원)과 비교해도 대등한 최상위권으로 평가된다.

증권 유관기관의 연봉이 많은 것은 막대한 자금을 다루고 전반적인 임금 수준이 높은 증권업계 특성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거래소는 경영공시를 통해 “업무 특성상 대부분의 직원이 상장, 공시, 파생상품, 불공정거래 조사, 해외연계거래 등 고급 경력을 쌓은 전문인력으로 구성돼 있다”며 “보수가 낮은 일선 창구 영업직 등이 없어 다른 기관보다 평균 임금이 많다”고 밝혔다. 또 “각국 거래소 간 생존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정보기술(IT) 시스템 수출, 신흥시장 진출, 국제 지수 편입, 해외 거래소와의 연계, 해외 기업 유치, 파생상품 개발 등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우수한 전문 인력을 데려오는 게 필수”라며 “이를 위해 임금 수준을 국내외 자본시장 선도기관들과 비슷하게 맞출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평균 보수 상승률은 거래소 2.7%, 증권금융 1.8%, 예탁원 0.3%, 코스콤 -2.4% 등으로 실적 성장에 비하면 미미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공공기관 직원 보수 증가율을 2.8% 이내로 유지하라고 지침을 내린 바 있다. 이들 기관 중 법적으로 공공기관으로 분류된 곳은 예탁원 1곳뿐이지만, 나머지 기관들도 이미 높은 임금 수준과 공공기관 전반적인 임금 인상률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는 지난 2015년 공공기관에서 해제됐지만 여전히 정부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공직 유관 단체에 해당한다. 증권금융·코스콤은 거래소가 최대 주주인 민간기업이면서도 개인 오너가 없고 증권업계 전체를 위한 업무 특성상 사실상 공기업에 가까운 곳으로 인식된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