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대책 후폭풍…은행 배당 줄어들까

유혜진 기자
입력일 2021-05-02 14:29 수정일 2021-05-13 16:03 발행일 2021-05-0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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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한도 줄면 은행 이익 줄고 배당재원 감소
은행주 투자심리에도 부담줄 듯
신용 대출 한도는 어떻게?
‘가계부채 관리 방안’이 발표된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의 한 시중은행 (연합)

은행주 투자자들이 정부의 가계부채 규제정책에 따라 은행주 배당이 또 줄어들고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경계하고 있다. 지난달 말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대책은 대출한도의 축소-은행이익 감소-배당재원 축소로 연결될 소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내놨다. 2023년 7월부터 돈 빌리는 주체(차주)별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40%로 적용한다는 게 대표적이다. DSR은 모든 금융권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을 뜻한다.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과 카드론을 포함한 모든 금융권 대출 원리금 부담을 반영한다. 금융권에서는 궁극적으로 은행 대출 한도가 줄어들면 총체적으로 은행 이익이 감소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은행권의 이자부문 이익 감소는 배당재원의 축소로 이어진다. 은행주 투자자들은 배당감소 추세에 이미 한 차례 놀란 적이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며 은행에 배당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대부분 은행이 이를 받아들여 배당성향을 20%로 맞췄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예전 배당금을 규제 당해 은행주가 급락했던 점을 감안하면 가계부채 규제책은 투자심리에 부담”이라며 “결국 은행 배당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심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가계대출에 대한 완충 자본을 도입하는 게 배당까지 규제할지는 아직 모른다”고 덧붙였다.

반면 가계부채규제책이 은행주에 반드시 악재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가계부채 관리 방안의 주요 내용은 전부터 언급됐다”며 “(은행주에)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혼까지 끌어모아(영끌)’ 빚을 져서 집 사는 현상이 누그러지면 은행주에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이사는 “ “은행 주식에 가장 큰 부담은 부동산시장이 급락해 위기가 터질 가능성”이라며 “은행 스스로 충당금 및 자본을 확충해 부채 위험에 대비한다면 은행업종 주가의 할인 요인이 상당히 사라질 것”이라고 봤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