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리포트]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나라, 노동유연성·생산성 높아”

한장희 기자
입력일 2021-04-29 12:57 수정일 2021-06-07 15:50 발행일 2021-04-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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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와 노르웨이, 독일, 네덜란드,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 및 1인당 국민 총소득 비교. (자료제공=한국경제연구원)

경직된 노동시장이 경제성장과 국민의 삶의 질과 소득 증대를 막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나라가 노동유연성과 생산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근로자의 날을 앞두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와 통계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연간 근로시간이 가장 짧은 덴마크와 노르웨이, 독일, 네덜란드의 평균 연간 근로시간은 1396시간, 평균 1인당 국민총소득은 6만187달러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반면 한국은 이들 국가들보다 1.4배 더 일하는데도 소득은 절반(3만2115달러)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경연은 이들 국가들의 5가지 특징으로 △높은 고용률 △높은 노동생산성 △높은 노동유연성 △시간제 근로 활성화 △높은 수준의 인적자원을 제시했다.

한국의 고용률은 66.8%이지만 4개 국가들의 평균 고용률 76.4%을 보여 9.6%포인트 더 높았다.

한경연은 “네덜란드와는 11.4%포인트 차이가 나는데 만일 우리나라가 네덜란드 수준의 고용률을 달성하려면 약 418만6000명의 일자리가 더 만들어져야 한다”며 “네덜란드와의 여성고용률 격차는 16.3%포인트로 더 컸다”고 소개했다.

시간당 노동생산성의 경우 노르웨이가 84.3달러로 40.5달러를 보인 한국보다 2배 이상 높았으며, 이들 국가 평균(73.3달러)에도 크게 못 미쳤다.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 수준은 OECD 36개국 중에서도 30위로 하위권에 속했고, 전년보다 순위가 한 단계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WEF의 노동시장 유연성 평가에서도 한국의 노동 유연성 점수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한국은 54.1점으로 OECD 37개국 중 35위였고, 4개 나라의 평균 점수는 68.9점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덴마크는 71.4점으로 OECD 국가 중에서도 시간제 근로자 고용 비중이 가장 높았다.

한경연은 이들 국가와 한국이 재정을 투입해 일자리를 지원하는 방식에서도 차이를 보였다고 꼬집어 말했다.

실제 한국은 직접 일자리 창출 예산이 GDP 대비 0.15% 수준으로 4개국과 비교할 때 크게 높은 편이며 직업훈련 예산은 0.03%로 낮은 수준이다. 덴마크의 경우 직접 일자리 창출 예산이 거의 없고 대신 직업훈련 지출 비중이 0.39%로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낮다.

한경연은 이들 나라가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국가가 될 수 있었던 이유로 노동시장 개혁을 통한 노동 유연성 확보가 동반됐기 때문이라고 봤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국가들은 시간제 근로 활성화, 노력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고용율을 높이고 높은 생산성을 토대로 소득 수준이 높은 것이 특징”이라며 “우리나라도 직접 일자리 창출보다는 직업교육 등을 통해 인적 역량을 높이고 노사 간 합의를 통해 노동 유연성을 제고한다면 일자리 선진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장희 기자 mr.han77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