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임 고공행진…운임 부담에 울상 짓는 수출기업

홍보영 기자
입력일 2021-04-28 11:00 수정일 2021-05-29 19:01 발행일 2021-04-2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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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00TEU급 컨테이너선 ‘HMM 굿윌(Goodwill)호’가 부산 신항 HPNT에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화물을 싣고 있다. (사진제공=HMM)

국내 수출기업들이 최근 지속되는 해상운임 상승세에 따른 운임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올해 초 이미 작년의 3배 수준에서 출발한 해상 운임은 2분기 들어 또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3일 전주 대비 146.34포인트 오른 2979.76을 기록했다.

이는 SCFI가 2009년 10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 수치이며, 지난해 같은 날(818.16) 보다 3.6배로 오른 것이다.

SCFI는 지난해 11월 이후 매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경기 회복에 따른 물동량 증가와 선사들의 선복량 조절에 따른 결과다. 비수기인 1분기에 조정세를 보이는 듯 했지만, 2분기 들어 다시 우상향으로 방향을 전환한 상태다.

국내 수출기업들이 주로 이용하는 미주 서안과 유럽 노선 운임도 같은 날 각각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4967달러, 1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당 4325달러를 찍었다. 철광석과 석탄, 곡물 등을 실어 나르는 벌크선 운임(발틱운임지수·BDI)도 지난 26일 1년 전의 3배인 2808을 기록했다.

현장에서는 이보다 더 높은 운임을 적용하고 있다. 해운 관련 외신인 로드스타는 “2분기 들어 주요 항로 운임이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며 “영국 포워더(물류운송주선업체) NVOCC가 다음 달 중국~영국 노선 FAK(품목과 관계없이 동일하게 적용하는 운임) 최저요금을 1FEU당 1만3500달러를 제안받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물동량 증가와 주요 항만 정체, 내륙운송 지연, 컨테이너 부족 등에 따른 공급 부족 현상에 지난달 말 발생한 수에즈운하 사고가 더해지면서 운임 상승세를 키웠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등 주요 기관들은 최소 올해 상반기까지 고운임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국내 수출기업들이 운임 부담에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약정된 금액으로 장기계약을 체결하는 대기업과 달리 운임 상승분이 그대로 반영되는 단기계약(스폿)을 주로 이용하는 중소기업들의 부담감은 더하다.

또 국내 기업들은 중국에서 출발해 한국에서 남은 선적공간에 채우고 미국 등으로 향하는 해외 선사의 컨테이너선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물동량 증가로 중국에서 이미 선복량(배에 싣는 화물량)이 다 채워지는 경우도 빈번하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항공·해상운임 상승에 따라 피해를 본 수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물류비 지원 신청을 내달까지 받고 있는데 이미 500여 곳이 신청하고도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HMM도 임시선박 투입에 더해 중소기업에 선복량 일부를 우선 제공했다. HMM이 지난해 8월부터 투입한 임시선박은 미주 서안 노선 12회, 미주 동안 노선 3회, 러시아 노선 3회, 유럽 노선 2회 등 총 21척에 이른다.

홍보영 기자 by.hong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