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조' 넘긴 은행권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 시급

유혜진 기자
입력일 2021-04-14 16:21 수정일 2021-05-06 15:14 발행일 2021-04-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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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도 7조↑...취약 차주 부담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코로나19 상황속  추세 주시
임대 내놓은 폐업 주점에 놓인 대출 홍보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수도권과 부산 등 일부 지역의 유흥시설에 대해 12일부터 운영을 금지하기로 발표한 9일 오후 서울 중구 폐업 주점에 대출 홍보물이 놓여있다. (연합)

가계 부채 리스크 관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가계 경제의 뇌관인 '빚'규모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가계가 은행에서 빌린 돈만 1000조원을 훌쩍 넘었다. 주택 구입자금, 전세자금 등 부동산 분야 가계 대출이 지속적으로 늘어 정부의 부동산 안정 규제 대책이 별다른 약효를 보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모양새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09조5000억원이다. 2월 말보다 6조5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3월 9조6000억원 불어난 데 이어 3월 증가 폭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많다.

가계대출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이 한 달 만에 5조7000억원 늘었다. 증가액이 2월(6조5000억원)보다 줄었지만, 3월 기준으로는 역시 지난해(6조3000억원) 다음이다. 잔액은 739조원이다. 전세자금대출 증가 폭은 한 달 새 3조4000억원에서 2조8000억원으로 6000억원 축소됐다.

박성진 한은 금융시장국 차장은 “지난해 4분기 주택 매매 및 전세 거래가 늘었다”며 “3개월 정도 시간을 두고 3월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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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의 기타대출은 2월 말보다 8000억원 늘었다. 달마다 2조∼3조원씩 불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증가 속도가 한풀 꺾였다. 잔액은 269조6000억원이다. 박 차장은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증가 폭이 좁아졌다”며 “당국이 가계 대출을 규제하는 데 더해 은행들도 스스로 위험을 관리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15일 예정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또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는 상황에 금리가 오르면 취약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3월 말 기업의 은행 원화 대출 잔액마저 1000조원에 이르렀다. 2월보다 4조6000억원 늘었다. 3월 증가액으로는 지난해(18조7000억원) 이후 두 번째로 많다. 특히 코로나19 자금 등으로 개인사업자 대출 3조6000억원을 포함해 중소기업 대출이 한 달 새 7조3000억원 급증했다. 역시 3월 기준 역대 2위 기록이다.

여신(대출)이 아닌 은행의 수신 잔액은 3월 말 1983조8000억원으로 2월 말보다 20조원 불었다.

3월 말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1.13%, 10년물은 연 2.06%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