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SK이노, 배터리 분쟁 극적 합의…"오늘 공식 발표"

홍보영 기자
입력일 2021-04-11 08:56 수정일 2021-04-11 08:59 발행일 2021-04-11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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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분쟁, LG 손 들어준 미ITC<YONHAP NO-2996>
서울 LG와 SK 본사 건물 모습. (연합뉴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 행정부의 거부권 행사 시한을 하루 앞두고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과 관련해 극적인 합의에 도달했다.

11일 로이터통신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다투고 있는 배터리 분쟁과 관련해 10일(현지시간) 합의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양사는 주말 사이 전격적인 합의에 이르렀고, 발표 형식 등을 내부적으로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날 오전 중 양사의 합의금 규모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판결에 대한 거부권 행사 마감시한을 하루 앞두고 나온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오후, 한국시간으로 12일 낮까지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했다.

ITC는 지난 2월 10일(미국 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 최종 결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주고 SK이노베이션에는 10년 수입금지 제재를 내렸다.

이번에 양사가 합의함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이 조지아주 공장 건설 등 미국에서 배터리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자리 창출과 전기차 공급망 구축 등 자국 경제적 효과를 고려해야 했던 바이든 정부가 ITC의 최종 결정이 나온 이후 물밑에서 양사에 합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ITC 최종 결정 이후 60일 가까이 양사는 배상금 규모에 대한 합의를 보지 못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배상금 3조원 이상, SK이노베이션 측은 1조원 수준을 제시하며 합의금 격차가 컸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미국 공장 철수 카드까지 꺼내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시행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LG에너지솔루션도 대통령 거부권 방어에 주력했다.

극적인 합의는 사실상 미국 정부의 중재로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ITC 최종 결정 이후 백악관을 대신해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검토해왔으며, 막판까지 양사의 합의를 종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홍보영 기자 by.hong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