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작년에 7조 벌었다…사상 최대 순익

유혜진 기자
입력일 2021-03-31 15:57 수정일 2021-05-16 16:38 발행일 2021-04-0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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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오르고 금리 내린 덕
한국은행, 설 명절 자금 방출
설 연휴를 일주일 앞둔 지난달 서울 강남구 한국은행 강남본부에서 현금운송 관계자들이 시중은행에 공급될 설 자금 방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한국은행이 역사상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뒀다. 주가가 오른데다 금리는 떨어진 덕이다.

한은이 31일 발표한 ‘2020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은의 순이익은 7조3659억원이다. 2019년 5조3131억원보다 2조528억원 많은데다 한은 설립후 가장 좋은 실적이다.

총수익이 19조8654억원으로 1년 전보다 3조4366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유가증권 매매 이익이 9조8978억원을 차지했다. 1년 새 4조704억원 불었다. 외화유가증권 매매 차익이 늘었다. 해외 주가가 오르고, 국제 금리는 내려서 채권 가격이 뛰었다. 기준금리 인하로 통화안정증권 이자는 줄었다.

총비용은 9조6764억원으로 6048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통화안정증권 이자가 8921억원 축소됐다. 순이익 중 30%(2조2098억원)의 법정적립금 등을 뺀 5조1220억원은 정부 세입으로 처리됐다.

캡처
자료: 한국은행

지난해 말 한은의 총자산은 538조7304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말 492조5748억원보다 46조1556억원 성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정책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한은이 국고채를 사들인데다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와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기구에 대한 대출을 해줬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부채는 516조5591억원으로 42조5089억원 늘었다. 유동성 조절을 위한 통화안정계정, 환매조건부매각증권 규모가 커졌다.

한은이 가진 외화 자산(국제통화기금 포지션·금·특별인출권 제외) 가운데 5.1%의 현금성 자산을 빼고는 모두 투자 자산이다. 투자 자산 중 73.9%는 직접 투자 자산, 21%는 국내외 자산운용사와 한국투자공사(KIC) 등에 맡긴 위탁 자산이다.

외화 자산을 통화별로 나눠보면 미국 달러화가 67.7%, 기타 통화가 32.3%다. 달러 비중은 2019년(69.1%)보다 1.4%포인트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완화적 통화 정책과 하반기 이후 안전 자산 선호 약화 등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화 비중을 축소했다”며 “회사채와 주식 비중이 확대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심리가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