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2세 경영 본격화…롯데와의 반세기 앙금 풀리나

이효정 기자
입력일 2021-03-28 15:00 수정일 2021-05-11 08:31 발행일 2021-03-2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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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호 후계에 장남 신동원 부회장
신동원 농심
신동원 농심 부회장. (사진제공=농심)

27일 농심 창업주 신춘호 회장이 별세하면서, 일찍이 농심으로 후계자로 알려진 장남 신동원 부회장의 2세 경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고 신춘호 회장은 2000년대초 이미 후계 구도를 확정했다. 지난 2003년 농심을 인적 분할해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를 설립했다. 현재 신동원 부회장이 농심홀딩스 지분 42.92%를 소유한 최대주주로, 다른 형제들과의 경영권 다툼은 일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장남’ 신동원 부회장이 농심, ‘차남’ 신동윤 부회장이 율촌화학, ‘삼남’ 신동익 부회장이 메가마트를 담당한다.

신 부회장은 지난 1979년 농심에 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국제담당 임원을 거쳐 2000년부터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고 있다.

신 부회장은 해외사업을 중심으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농심은 해외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농심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6398억원, 영업이익 1603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2.6%, 103.4% 성장했다.

재계에서는 농심의 2세 경영이 본격화 하면서, 롯데와의 관계 회복에도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다.

두 기업의 갈등은 56년 전인 1965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신춘호 회장은 라면 사업 추진을 놓고 형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과 갈등을 겪었다. 신춘호 회장이 라면업체 롯데공업을 설립하면서 두 형제의 갈등은 깊어졌고, 신격호 회장이 ‘롯데’ 사명을 쓰지 못하게 하면서 신춘호 회장은 1978년 ‘농심’으로 사명을 바꾸고 왕래를 끊었다.

작년 1월 신격호 회장이 별세한 이후 신춘호 회장은 조문하지 않았고, 그 역시 27일 영면에 들면서 형제는 생전에 화해하지 못했다. 당시 신격호 회장 빈소에는 장남인 신동원 농심 부회장이 조문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현재 일본에 머물고 있어, 조문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춘호 회장 빈소에는 신동빈 회장이 보낸 화환이 고인 영정사진 옆에 위치해 있다.

이효정 기자 hy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