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美 전 법무부 부장관 영입…바이든 거부권에 사활

홍보영 기자
입력일 2021-03-24 17:57 수정일 2021-03-24 17:57 발행일 2021-03-2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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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리 예이츠 전 미국 법무부 부장관. (사진제공=AJC)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에서 ‘배터리 분쟁’을 벌이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이 최근 샐리 예이츠 전 미국 법무부 부장관을 미국 사업 고문으로 영입했다.

24일 외신 등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벌이는 법적 분쟁과 관련해 예이츠 전 부장관을 미국 사업 고문으로 영입하고 자문을 받고 있다.

예이츠 전 부장관은 바이든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으로 거론될 정도로 미국 내에서 명망이 높다. 오바마 정부의 마지막 법무부 부장관을 지냈다. 트럼프 정부 들어 장관대행을 수행하던 중 법무부에 트럼프의 이민 관련 행정 명령을 법정에서 변호하지 말라고 지시해 10일 만에 법무장관에서 해고된 일화는 유명하다.

예이츠 전 부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수입 금지 명령을 내린 ITC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예이츠 전 부장관은 ITC 판결이 조지아주에서 SK이노베이션이 창출하게 될 2600개의 일자리를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이 전기차 확대를 통해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며,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제조 시장에서 미국이 중국에 뒤처지는 결과를 초래해 미국의 국가 안보 이익을 저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SK의 배터리를 구매하기로 한 포드와 폭스바겐이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을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하게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달 ITC는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 인력을 빼가는 방식으로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인정하고, 리튬이온배터리 수입을 10년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 대통령은 ITC 결정에 대해 60일간 리뷰하고 공익성 등을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 출신인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의장이 최근 미국을 방문,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필요하다고 미국 행정부와 정치권에 호소한 바 있다.

한편, 조지아주 상원은 23일(현지시간)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 양사가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사건에 관해 조속히 합의하라고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상원은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는 내용으로 결의안을 추진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의 요구에 따라 결의안 내용을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이달 12일 대통령 거부권으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수입금지 조처를 뒤집어달라며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홍보영 기자 by.hong2@viva100.com